尹오찬 거부한 한동훈, 측근과는 만찬…"자칫 배신자 프레임" 우려

전민구, 김하나 2024. 4. 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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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오찬을 거부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끈 전 비상대책위원들과는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당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여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양새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조정훈 의원은 24일 MBC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홀로서기냐 차별화냐 등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라며 “윤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차별화가 바람직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오른쪽 첫번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전 비상대책위원들. 김예지 의원, 한지아 당선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 장서정 전 비대위원, 구자룡 전 비대위원, 박은식 전 비대위원, 윤도현 전 비대위원 순. 연합뉴스


이상민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전 비대위원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이 꼬여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대통령을 만나 할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전 비대위원과의 자리를 미루든지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비대위원과의 만남은 알려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느 쪽인가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상식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북광장에서 열린 '경기 화성정 유경준 국민의힘 후보 출정식'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확대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한 초선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한 전 위원장 본인에게 좋지 않은 프레임”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배신자’ 프레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이 굳어지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으로 곤욕을 치른 대표적인 여권 내 인사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했다가 배신자 소리를 들었다. 곧이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며 유 전 의원을 향한 보수 진영의 비판은 거세졌다.

한 전 위원장을 연일 직격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지칭해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 비대위원과의 만찬이 언론에 공개된 이상 윤 대통령과도 빠른 시일 내 만나야 할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종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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