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빈이 밉상? 정말 절실하다!"...명장이 바라본 '마황'의 매력 [부산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4. 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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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21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선발 좌익수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밉상이 아니라 정말 매 순간, 경기 때마다 절실하게 플레이하는 거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은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다.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던 시즌 초반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마성의 황성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성빈은 정규시즌 초반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투입된 뒤 누상에서 도루를 뛰겠다는 페이크 동작이 상대 투수를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 코칭스태프가 자제를 당부하면서 황성빈은 이후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플레이는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벤치 클리어링까지 겪었다. 자신의 땅볼 타구가 파울이 된 것을 알지 못한 채 1루까지 전력질주했고 다시 타석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잠시 논쟁을 겪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21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선발 좌익수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LG 측은 이튿날 황성빈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가 그 상황에서 화를 낸 이유는 (타구가) 완전히 파울이지 않았나. 모든 사람들이 다 기다리는데, 저 끝까지 가 있더라. 선수들이 다들 더그아웃에서 열을 내더라. 몇 초 동안 기다리게 하니까 거기서 화가 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황성빈이 촉발한 벤치 클리어링 이후 롯데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18일 LG를 9-2로 꺾고 8연패를 끊었고 주말 3연전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2승 1무로 위닝 시리즈를 따냈다. 최하위 탈출에 성공한 건 덤이었다.

황성빈은 롯데의 분위기를 바꾼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지난 18일 LG전 5타수 2안타 2득점을 시작으로 지난 21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멀티 홈런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3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 앞서 황성빈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타 구단 선수, 관계자, 미디어, 팬들의 시각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21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선발 좌익수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은 "자꾸 황성빈을 밉상이라고 하는데 내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황성빈은 게임 중 한 타석 한 타석이 정말 간절하다"며 "백업 선수로서 한 타석 결과에 따라 자신이 계속 1군에 있을 수 있다 없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를 자극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간절하게 집중하는 과정에서 그런 플레이들이 나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황성빈은 2020년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1군 데뷔보다 군복무에 먼저 돌입했고 전역 후 곧바로 팀에 합류, 2022 시즌부터 중용됐다.

황성빈은 2022 시즌 102경기 타율 0.294(320타수 94안타) 1홈런 16타점 10도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유의 빠른 발로 롯데에 부족했던 스피드를 채워주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황성빈은 2023 시즌 성장이 기대됐지만 부상 악재 속에 74경기 타율 0.212(170타수 36안타) 8타점 9도루에 그쳤다. 후배 윤동희, 김민석의 급성장 속에 주전에서도 밀려났다.

황성빈은 이 때문에 2024 시즌 준비 과정에서도 '백업'의 위치에서 개막을 맞았다. 다만 대주자로 꾸준히 기용되면서 100% 도루 성공률을 자랑했고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타율 0.345(29타수 10안타)로 공격력까지 크게 발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외부에서 볼 때는 황성빈이 평범하지 않은 플레이가 눈에 보이겠지만 정말 그 만큼 노력을 많이 했다"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최선을 다하는 게 보였다. 부담은 갖지 말되 지금 좋은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서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또 "황성빈도 다른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서 우선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거다. 나는 (황성빈이)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는 걸 계속 보고 있었다"며 "감독 입장에서는 기존 선수들이 안 좋을 때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이 선수들이 좋으면 계속 게임에 나가는 거다. 황성빈인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던 선수였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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