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KT, 봄농구에 한많은 그들의 마지막 승부

이준목 2024. 4. 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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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챔프전 우승이 궁금한 사람들', 창원 LG와 수원 KT가 마지막 결승행 티켓 한 장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두 팀은 4월 24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2023-24시즌 프로농구 4강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앞두고 있다.

두 팀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신 인천 전자랜드)와 더불어 한국 프로농구에서 창단 이래 아직까지 챔프전 우승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3팀에 속했다는 것.

KT는 부산 연고 시절인 2006-07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 챔프전으로 무려 17년 전이다. LG도 2013-14시즌 2번째 챔프전 진출이 마지막으로 벌써 10년이 지났다. 당시 두 팀의 우승 기회를 가로막은 것은 모두 울산 현대모비스였다.

챔프전 우승이 없는 팀들답게 단기전인 봄농구에서 유난히 약했다는 징크스도 비슷했다. 올시즌 이전까지 창원 LG의 플레이오프 통산 성적은 28승 53패, KT 역시 26승 42패에 불과하며, 두 팀 모두 승보다 패가 월등히 많았다.

LG는 올시즌까지 정규리그 2위만 무려 6번이나 차지했는데 이 중 창단 첫 챔프전에 올랐던 2000-01시즌을 제외하면 4번 연속으로 4강플레이오프에서 3위팀에게 업셋을 당하며 챔프전 진출조차 실패하는 징크스를 거듭한 바 있다. KT는 지난 6강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제압한 것이 무려 10년 만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였다.

LG와 KT는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총 3번 맞붙었고 LG가 2승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2006-07시즌 4강 PO에서는 KT가 3승 1패로 승리하며 창단 첫 챔프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3-14시즌 4강 PO에서는 3-0, 2018-19시즌 6강 PO에서는 3승 2패로 LG가 설욕에 성공했다.

올시즌 두 팀은 현재 4강에서 장군멍군을 주고받고 있다. LG가 1, 3차전을, KT가 2, 4차전을, 사이좋게 가져가며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흐름이 기울기보다는 끊임없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4강에 직행하며 체력을 안배한 LG는 정규시즌 전적에서도 KT에 4승 2패로 앞선 데다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KT가 20점 차의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3차전에서도 KT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으며 시리즈 역전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올시즌 플레이오프에 첫 출전했던 LG 윤원상에게 종료 직전 뼈아픈 끝내기 버저비터를 내주며 석패했다.

또한 4차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KT가 에이스 패리스 배스가 1쿼터에만 테크니컬 포함 반칙 3개를 저지르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후 집중력을 회복한 배스가 단 한 개의 파울도 추가하지 않고 32점 14리바운드로 LG의 수비를 맹폭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KT는 시리즈 내내 LG 아셈 마레이의 골밑 장악에 고전했지만 4차전에서는 13점 8리바운드로 막아내면서 수비의 해법을 찾아내는 성과도 올렸다.

마지막 5차전 역시 어디가 유리하다고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LG는 최종전에서 홈코트의 이점을 안고 있는 데다 수비력에서 우위에 있다. 정규리그에서 76.9실점으로 최소실점을 허용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도 KT를 평균 실점 이하로 묶어낸 경기에서는 모두 이기고, 그 이상의 실점을 내준 경기에서는 모두 패하는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KT는 배스와 허훈이라는, 언제든 개인능력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해결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4차전처럼 마레이의 골밑공략이 막히고 3점슛이 난조를 보일 때 다른 공격루트가 부족한 LG에 비하여, 접전 상황에서는 KT가 더 유리한 대목이다. 다만 KT도 배스와 허훈이 터프한 압박수비에 심리적으로 종종 기복을 드러낸다는 게 불안요소다.

양팀 모두 최종전에서는 국내 선수들의 적극적인 득점지원이 필수다. 3차전까지 KT는 허훈, LG는 양홍석이 이름값에 미치지 못 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4차전에서는 두 선수가 나란히 18점을 올리며 동시에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허훈은 허벅지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양홍석은 1차전에서 허리부상을 당한 정희재의 공백으로 상대 에이스인 배스와 자주 매치업을 이뤄야 하는 수비부담까지 안고 있다는 것이 변수다.

두 팀이 예측불허의 혈전을 치르며 어부지리를 얻은 것은 챔프전에 선착한 KCC다. 정규리그 5위에 그쳤던 KCC는 6강에서 SK, 4강에서 DB를 연이어 업셋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챔프전에 올랐다. '슈퍼팀'으로 부활한 현재의 전력과 기세라면 어느 팀이 올라와도 KCC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KCC는 오는 27일부터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체력을 회복할 여유를 번 반면, LG나 KT는 누가 승리하더라도 불과 이틀 휴식 후 바로 챔프전을 시작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KT가 챔프전에 올라올 경우, 허웅과 허훈의 '형제 더비', LG가 승리하면 영남 연고팀간의 '낙동강 더비'가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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