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양귀비’부터 영화에 나온 ‘국화’까지…꽃으로 된 한약재들 [이한별의 골때리는 한의학]

데스크 2024. 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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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전국의 길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던 벚꽃이 다 피고 지고 있지만 다른 봄꽃들이 꽃을 만개하는 시기다.

꽃이 잘 피어있는 가까운 공원을 나가보게 되면 계절마다 그 계절에 피는 꽃들이 있지만 봄이야말로 가장 꽃과 관계된 계절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다양한 식물의 꽃을 한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 영화 관상(2013)에서 나왔던 꽃으로 된 한약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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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전국의 길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던 벚꽃이 다 피고 지고 있지만 다른 봄꽃들이 꽃을 만개하는 시기다. 꽃이 잘 피어있는 가까운 공원을 나가보게 되면 계절마다 그 계절에 피는 꽃들이 있지만 봄이야말로 가장 꽃과 관계된 계절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꽃은 식물이 씨앗이라는 후손을 남기기 직전에 외부 유전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만들어지는 생식기관이다. 색과 향기와 꿀 같이 시각적, 후각적, 미각적 등 감각의 여러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외부 유전자를 옮기는 존재를 유혹하려고 한다. 그래서 꽃이 핀 기간은 짧지만 그 속에는 식물의 많은 에너지가 투여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다양한 식물의 꽃을 한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약재는 ‘양귀비’다. 과거 중국 당 현종황제의 황후 양귀비만큼 아름다운 꽃이라는 이유로 양귀비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분류돼 사용할 수 없지만 오래된 기침과 복통, 설사에 특효가 있고 진통효과가 있으며 조루에도 사용됐다. 하지만 중독성이 있어 한약재로 쓰일 때도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은 더더욱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또 코로나 이후 가격이 폭등해 버린 한약재가 있다. ‘금은화(金銀花)’라는 약재다. 인동덩굴의 꽃으로 노란꽃, 흰 꽃이 같이 피기 때문에 금화, 은화 나눠서 금은화라고 부른다.

이 약재의 이름에는 중국 설화가 있다. 과거 중국에 정이 깊은 금화, 은화라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이 둘은 죽어서도 함께 죽자고 약속했는데 어느날 전염병으로 금화가 먼저 걸리고 이를 정성껏 간호하던 은화도 같은 병에 걸리게 됐다.

이에 자매는 다시는 이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없도록 약초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부모님께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둘이 같이 묻힌 무덤가에 금색과 은색의 예쁜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실제 이 약재는 최근 가장 무시무시했던 전염병인 코로나의 증상완화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은교산이라는 한약의 구성 약재다. 항염증,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열로 인한 염증을 식혀주는 데 효과가 있다. 다만 열을 식히는 성질이 아랫배가 차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

꽃가루가 날리고 환절기라 비염이 심해지는 요즘 시기에 효과적인 꽃으로 된 한약재가 있다. 바로 신이(辛夷)라는 한약재다. 이 약재는 겨울의 말미에서 봄 초엽에 피어나는 목련꽃을 말린 약재다. 맛이 매워 매울 신(辛)자가 들어가는 약재인데, 이 매운맛이 혈관을 확장시켜주고 막힌 것을 뚫어준다고 한다. 이에 주로 코막힘, 코에서 오는 통증, 감기로 인한 두통, 기침 등에 효과적이다. 다만 몸이 건조하고 혈액이 부족한 사람은 복용을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 영화 관상(2013)에서 나왔던 꽃으로 된 한약재가 있다. 바로 감국(甘菊)이다. 감국은 황국이라는 노란 국화를 말린 약재다. 영화 관상에서도 눈이 좋지 않은 아들을 위해 산에 직접 캐러 갔다 올 만큼 눈에 좋은 한약재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눈을 맑게 하고 눈으로 가는 혈액을 늘려주고 풍으로 어지럽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다만 속이 차고 기운이 약하거나 임산부, 모유 수유를 하거나 혈압강하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들은 한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꽃을 이용한 다양한 한약재들이 있다. 꽃에 있는 다양한 색과 향을 내는 천연성분들이 건강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의사의 처방을 통해 복용한다면 건강을 위한 꽃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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