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돌아온다”…전임의 복귀 움직임에 공백 완화 기대

신대현 2024. 4.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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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준 전임의 병원 계약률 56%
공보의·군의관 다음달 병원 합류 전망
전공의 요지부동…‘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고수
교수는 이탈 조짐…응급수술·중환자실 유지 차질
전공의 집단 사직에 연대하는 차원에서 임용 계약을 거부해왔던 전임의가 병원과의 계약을 체결하며 의료공백 일부분을 메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임형택 기자

전임의(펠로우)들이 돌아오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에 연대하는 차원에서 임용 계약을 거부해왔던 전임의가 돌아서며 병원과의 계약 체결에 나섰다. 이달 중 복무를 마치는 공중보건의와 군의관까지 더해져 의료공백 일부분을 메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2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상위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55.9%(1533명)로 집계됐다. 100개 수련병원의 전임의 정원은 총 2741명이다.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만을 놓고 보면 전임의 계약률은 58.1%로 나타났다. 빅5 병원의 전임의 정원은 1169명으로, 전임의 10명 중 6명은 확보한 셈이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에서 세부 진료과목 등을 공부하며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흔히 펠로우나 임상강사로 불린다. 통상 전임의들은 3월1일에 1년 단위로 병원과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지난 2월29일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 사태에 전임의들이 동참하면서 100개 수련병원의 계약률은 33.6%에 그쳤다. 빅5 병원도 33.9%에 불과했다. 이후 계약률이 조금씩 상승해 지난달 4일 약 40%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엔 50.3%로 절반을 채웠다. 빅5 병원은 49.7%로 올랐다.

빅5 병원 관계자는 “3월1일자로 들어오기로 했던 전임의들이 5월1일자로 계약에 나서고 있다. 이는 아마 전국적인 흐름일 것”이라며 “이제 막 계약이 이뤄지는 곳도 있어 병원에 돌아오는 전임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도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병원과 계약을 하지 않거나 포기하는 방법으로 집단행동에 동참했던 전임의들이 하나둘 재계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길어지자 생계 걱정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경기 소재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임의 60명 정원에 절반 정도가 지원했다”고 귀띔했다.

전임의 계약률은 4월 공보의 소집 해제, 군의관 전역과 맞물려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복무가 끝나는 공보의는 471명, 군의관은 710명이다. 이들 가운데 5월 전임의 계약 대상은 379명이고, 그중 139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들은 이르면 5월1일 병원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른 전임의도 이들의 복귀 시점에 맞춰 상당수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과대학 교수 증원도 전임의 계약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현재 1200명 안팎 수준의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서울 소재 C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일부 병원은 전공의 대신 전문의(전임의)를 더 뽑으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임의들은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의대 교수들은 이탈할 조짐이다. 전공의들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고수하며 요지부동이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다만 전임의 복귀 행보에 전공의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 선발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고수하며 요지부동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직 전공의는 “주변 전공의들 중 복귀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전공의들끼리 서로 연락할 수단이 없어 정확한 파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일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단 사직 사태가 더 길어지면 생활고 등을 버티지 못한 전공의들이 돌아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겐 월급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사직 전공의들 중엔 택배 배송, 학원 강사 등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티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전임의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의대 교수들은 이탈할 분위기다.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법상 사직 의사를 밝히고 1개월이 지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의료현장을 떠나는 교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교수들이 자리를 벗어나면 응급 수술은 물론 중환자실 유지도 어려워진다.

정부는 전임의 계약이 늘고 있는 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5월부터 전임의로 일할 수 있는 인원의 추가 계약 및 기존 전임의 복귀 추세를 고려하면 병원 계약률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의료공백 방지와 진료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각계 의견을 모아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해 나가고자 한다”며 “정부가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는 만큼 전공의들도 신속히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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