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권오식 (18)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대표 맡아 일감 확보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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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에서 3년 2개월 근무하는 동안 플랜트사업본부와 기획실 PRM(파트너관계관리)팀을 거쳐 보일러 설비 부문장이 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여러 개 사업본부가 있었는데 조선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본부는 별도 회사로 분사하기 시작했다.
2018년 8월 보일러 설비 부문은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이란 회사명으로 분사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선박 탈황 설비' 기술을 외부 회사에서 사업화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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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한 ‘선박 탈황설비’ 사업화로
설립 7개월 만에 4800억원 일감 확보
현대중공업에서 3년 2개월 근무하는 동안 플랜트사업본부와 기획실 PRM(파트너관계관리)팀을 거쳐 보일러 설비 부문장이 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여러 개 사업본부가 있었는데 조선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본부는 별도 회사로 분사하기 시작했다. 내가 맡던 보일러 설비 부문도 분사하기로 결정됐다.
2018년 8월 보일러 설비 부문은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이란 회사명으로 분사됐다. 회사 대표를 결정하는 과정에 현대중공업 출신은 아니지만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신설 회사이기 때문에 기획실 추천으로 영업 전문가인 내가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대표이사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3가지로 꼽았다.
첫째 회사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여기고 사업 방향, 매출, 이익, 임직원 처우에 대한 목표를 세웠다. 둘째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신사업 분야 진출에 역점을 뒀다.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듯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로 했다. 세 번째 회사 경영에 균형 감각을 잡는 것이다. 한 부서 혹은 한 개인에게 치우치지 않고 각 부분의 기능이 조화를 이뤄서 기능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분사한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의 일감 확보였다. 신사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업 분야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 선박의 환경 규제가 강화돼 선박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선박 탈황 설비’ 기술을 외부 회사에서 사업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회사 임원 한 사람이 이 기술을 외부에 뺏기지 말아야 한다고 내게 보고했다.
이 얘기를 듣자마자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회사 분사 시점과 선박의 탈황 설비 사업화 시점이 너무 잘 들어맞았다. 기술을 개발한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 원장과 그룹 기획실 담당 임원 등 관련자를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신기술 사업화에 수반되는 시행착오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렇게 선박 탈황 설비 사업은 우리가 가지고 오게 됐다. 회사가 설립된 2018년 첫해부터 매출이 발생했고 이 사업은 3년간 매출과 이익을 크게 가져다주는 ‘캐시 카우’ 역할을 했다. 태국의 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보일러 공사 입찰 등 기존 보일러 사업도 국내외에서 수주했다.
일감 ‘제로’에서 시작해 회사 설립 7개월 만에 4800억원의 일감을 확보했고 회사 유동 자금도 37억원에서 287억으로 약 8배가 늘어났다. 1년 4개월이 지난 2019년 말 매출은 거의 2000억원에 달했고 영업 이익도 270억원, 기말 자금은 700억원 이상이었다. 현대중공업 분사한 그룹 중에서 실적이 가장 좋은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건설 신입사원으로부터 시작해 한 단계씩 올라 임원이 됐고 지사장 본부장 부문장 등을 거쳐 대기업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올라간 것도 모자라 회사 설립부터 성공적인 실적을 낼 수 있도록 해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다.
정리=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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