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때문에 억울”… 청소년들의 기후소송, 헌재 법정에

이형민 2024. 4. 2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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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기후소송 재판이 열린 23일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

소송 원고로 참여한 초등학생 김한나(9)양은 "우리들이 석탄발전소를 멈추라고 외쳐도 왜 어른들과 정부는 듣지도 않나요. 우리 세대는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청소년·시민단체·영유아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을 합쳐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열린 이번 기후소송 공개변론에 헌법재판관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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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기후소송 공개변론
“政 대책 불충분해 기본권 침해”
정부 “현실 고려한 목표 제시”
청소년기후소송, 시민기후소송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부실을 규탄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청소년·시민단체·영유아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을 합쳐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연합뉴스


국내 첫 기후소송 재판이 열린 23일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 소송 원고로 참여한 초등학생 김한나(9)양은 “우리들이 석탄발전소를 멈추라고 외쳐도 왜 어른들과 정부는 듣지도 않나요. 우리 세대는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청소년·시민단체·영유아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을 합쳐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김양 등 청구인 255명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후변화로부터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목표치보다 현저히 불충분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 측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로 줄이기로 한 탄소중립기본법 등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방침대로면 지구 온도를 3도 상승시키는 수준이라 국제기후조약의 목표치인 1.5도 제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측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에너지 소비가 많고,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며 “무리한 감축은 국가산업 전반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고, 기업 경쟁력 약화·고용불안 등의 우려도 있다”고 했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열린 이번 기후소송 공개변론에 헌법재판관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종석 헌재소장은 재판을 시작하며 “사건의 중요성과 국민 관심을 인식해 재판부도 충실히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변론은 5시간 동안 이어졌고 오후 7시쯤 종료됐다.

김형두 재판관은 “지금은 폐기된 옛 녹색성장법에는 연도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정해져 있었고, 청구인 측은 그 목표가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 정부 측은 “그것은 평가의 문제”라면서도 “당시 배출량 기준으로는 미흡했다”고 답했다.

정정미 재판관은 2030년 이후 2050년까지 감축 목표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청구인 측 주장을 언급하며 “아무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내버려 둬도 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정부 측은 “동의할 수 없다. 5년마다 진전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파리협정의) ‘후퇴 금지’ 원칙에 따라 강화된 목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기후소송 원고단은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시민 100여명의 손편지도 받아 공개했다. 대학생 윤다영(22)씨는 “저는 미세먼지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죽을 때까지 더워지는 여름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 것”이라며 “헌법소원은 무기력을 깰 동력이다. 제가 미래가 있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증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헌재는 다음 달 21일 2차 공개변론을 연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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