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포함되면… “정식 스포츠 인정받는 계기”“승부 조작 같은 위기 배제 못해”

윤민섭,김지윤 2024. 4. 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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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편입을 두고 게입업계 안팎에선 긍정·부정적 시선이 혼재한다.

토토 수익금이 e스포츠 업계에 숨통을 터주리라는 기대와 함께 사행성 때문에 승부 조작 같은 사태가 생긴다면 e스포츠 전반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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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우려, 엇갈린 시선
“대학·유소년 풀뿌리 리그 강화”
“청소년 선수·팬 보호대책 필요”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편입을 두고 게입업계 안팎에선 긍정·부정적 시선이 혼재한다. 토토 수익금이 e스포츠 업계에 숨통을 터주리라는 기대와 함께 사행성 때문에 승부 조작 같은 사태가 생긴다면 e스포츠 전반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내부에선 스포츠토토 편입이 국내 e스포츠 시장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큰 힘이 되리란 긍정적인 기대가 더 크다. 특히 최상위 프로 리그보다는 기업의 후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풀뿌리 리그가 탄력을 얻기를 기대한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극히 제한된 비용으로 대학 리그, 유소년 리그 등을 개최·운영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단순히 프로팀을 향한 재정적 지원보다는 공적 자금으로 e스포츠 업계의 풀뿌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2부 리그, 대학 리그, 아마추어팀의 체계가 탄탄해지고 지자체 주도의 지역 e스포츠 유소년 선수 육성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스포츠토토 편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포츠토토 종목 편입은 e스포츠가 체육계에서 정식 스포츠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승부 조작과 도를 넘는 악성 댓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2010년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에서 승부 조작 사태가 터지면서 한창 성장하던 초기 e스포츠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한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베트남의 지역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에서 게이머들이 대거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앞서 스포츠토토에 참여한 인기 스포츠 종목들도 결국 비슷한 사태를 겪으면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는데, 아직 기반이 허약한 e스포츠가 수익금만 바라보고 섣부르게 다가섰다가는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이미 음지에서는 기성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를 타깃으로 하는 불법 토토가 성행하고 있고 승부 조작 리스크도 상존한다”면서 “차라리 베팅 문화를 양지로 끌어 올려서 승부 조작 방지책을 제도화하고, 구성원들에게 더 강력하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편입이 불법 사행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합법화된 베팅에서 흥미를 못 느끼면 도리어 사설·불법 토토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스포츠토토의 낮은 환급률, 실시간 베팅 불가 방식 등을 지적하는 e스포츠 팬들도 있다.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50~70% 선의 환급률을 지키고 있다. 실시간 베팅이 자유로운 해외 사이트와 비교하면 극히 낮다. 이 때문에 스포츠토토로 사행성에 눈 뜬 팬들이 환급률이 높은 불법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보호라는 더 큰 숙제도 있다. 오지영 변호사는 e스포츠 선수와 팬들의 연령층이 낮아 승부 조작의 유혹에 더 쉽게 넘어갈 수 있다면서 “미성년자 선수를 대상으로 한 비위행위 예방 교육도 충분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어린 시청자층 때문에 시민사회와 학부모 단체, 정부에서 규제 압력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며 “청소년 보호는 e스포츠의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카지노나 경마 경정 등 다른 사행 산업과 다르게 지식재산권(IP)이 게임사에 있기 때문에 수익 분배와 게임 패치(에러나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한 업데이트)에 따른 유불리 등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 변호사는 “게임사와 정부가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토토 도입으로 공정한 경기가 강조되면 법적으로 베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위가 금지되기 때문에 게임 패치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민섭 김지윤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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