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 ‘새만금 태양광 특혜 의혹’ 건설사 대표 실종 미스터리

김준희 2024. 4.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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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태양광 사업 특혜 의혹으로 수사받던 전북 전주의 중견 건설사 대표 A씨(64)가 사라졌다. 23일로 실종 9일째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전날(22일) 소방당국과 A씨 수색에 나섰지만, 행방을 짐작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며 “극단적 선택뿐 아니라 납치·밀항·강력범죄 피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A씨 부인이 “남편이 ‘검찰 수사 때문에 힘들다’며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고 신고했다. 신고 당일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인근에서 A씨 승용차가 발견됐다. 경찰 등은 연일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호수와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A씨가 임실을 벗어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부 사정까진 알 길이 없지만, 지금으로선 (A씨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왜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를 주목했을까. 업계 등에 따르면, A씨는 30년 넘게 업체를 운영하며 연간 수주액 50억원 규모의 업체를 1000억원대로 키웠다. 출신 고교·대학의 총동문회장을 맡는 등 신망이 두텁고 사회 활동도 왕성했다고 한다.

2020년 10월 A씨 업체가 새만금 육상태양광 2구역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게 사건의 발단이다. 군산시가 출자·설립한 군산시민발전주식회사와 한국서부발전이 1268억원을 들여 군산시 내초동 새만금 산업연구용지 동쪽 1.2㎢ 부지에 99㎿급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2-1공구(49.5㎿), 2-2공구(49.5㎿)로 나눠 추진했는데, 5개 업체가 응모한 2-2공구에서 A씨 업체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냈다.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소는 2021년 12월 준공돼 가동 중이다.

지난해 6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은 “새만금 육상태양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강임준 군산시장이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줬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민경호)은 지난해 7월 군산시청과 A씨 업체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A씨는 건설 경기 침체에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자금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강압수사 의혹이 제기됐는데, 검찰은 “소환 조사는커녕 소환 통보도 안 했다”고 일축했다.

4조 6000억원 규모인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은 2025년까지 새만금호 전체 면적 약 7%인 28㎢에 2100㎿급 수상태양광 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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