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이화영, 사법시스템 붕괴 시도”…‘술자리 회유’ 주장에 작심 발언

김준영 2024. 4.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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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23일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자리 진술조작 회유' 의혹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술자리 진술 조작 회유’ 의혹에 대해 “사법 시스템을 공격한다고 해서 있는 죄가 없어지지도 않고 죄가 줄어들지도 않고 처벌을 피할 수도 없다”고 23일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격려차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술조작 회유 주장을 “1심 선고를 앞둔 중대한 부패 범죄자의 허위 주장”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진술을 조작하기 위한 회유성 술자리가 만들어진 장소와 날짜 등을 둘러싼 주장이 수차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대한 부패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부지사가 사법 시스템을 흔들고 공격하는 일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찰이 술자리를 만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진술을 조작하도록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제공

이 총장은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바탕으로 검찰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야권을 향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공당에서 이 부지사의 진술만 믿고 이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면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은) 100% 사실로 보인다”고 말한 것을 두고 “그렇다면 앞서 이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북 송금 관여 사실을 진술한 바로 그 진술도 100% 진실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간 이 전 부지사와 야권의 술자리 회유 주장에 대해 수원지방검찰청 차원에서만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을 총괄 지휘하는 총장이 직접 나선 건 관련 의혹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달으며 논란이 확대재생산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8일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했다. 연합뉴스

실제 이 총장은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법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말 그대로 힘으로 사법 시스템을 억누르려고 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바탕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야당의 최근 행보에 대해 완력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태도라고 본 셈이다. 이 총장은 이어 “검찰총장으로서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부당한 외압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이를 막을 방패가 되고, 버팀목이 되고 방파제가 돼야 한다는 심정에서 말씀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은 대검찰청과 수원지검을 잇달아 항의 방문했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찬대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과 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동참했다. 수원지검을 방문해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검찰이 야당 대표를 탄압하고 그야말로 죽이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려고 한 수사 농단이자 중대범죄 의혹이 있는 사안”이라며 “수원지검은 진술조작 모의 의혹 수사의 주체가 아닌 수사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술자리 진술조작 회유' 논란과 관련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술자리 진술회유 조작 의혹과 관련 말 바꾸기를 이어가는 것은 이 전 부지사가 아닌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1심 재판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취재진이 ‘검찰이 출정 일지와 교도관 진술 등을 통해 (술자리 회유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고 묻자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기존 주장을 어떤 방식으로 바꾸고 있는지 등의 근거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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