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비싸서 끊고 싶다는 英 흡연자들, 얼마나 비싸길래

오상훈 기자 2024. 4. 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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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국에서 비용 때문에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은 세계에서 담뱃값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정부가 직접 2009년생부터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만드는 ‘금연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담뱃값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용 때문에 금연 고려 증가

영국 유니버티시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은 흡연자들의 금연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18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의 ‘흡연 툴킷 연구(Smoking Toolkit Study)’를 분석한 것이다. 해당 연구에는 금연 동기, 기간은 물론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자녀 유무 등에 대한 설문 내용이 포함됐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10만1919명의 설문조사 응답자 중 1만7812명이 지난 1년 동안 흡연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1만7031명(96%)이 지난 12개월 동안의 금연에 대해 생각했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5777명(34%)은 실제로 한 번 이상 진지하게 금연을 시도했다고 답했다.

금연을 시도했던 응답자 중 52%가 건강이 동기라고 응답했다. 이중 35.5%는 미래 건강에 대한 우려, 19%는 현재의 건강 문제로 금연을 시도했다고 답했다.

5777명 중 23%는 비용 때문에 금연했다고 응답했다. 그다음으로 사회적 인식(19%), 의료전문가의 조언(12%), 담뱃갑에 적힌 경고 문구(4%) 등의 순서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 기간, 금연을 시도한 비율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비용으로 인해 금연을 시도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비용 탓에 금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8년 3월까지만 해도 19%에 그쳤지만 2023년 5월엔 25.5%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코로나 팬데믹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여러 산업이 위태로워졌고 고용 불안정 및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흡연 등 부수적인 것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자 하는 심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흡연자들에게 금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익에 대해 알리는 게 효과적인 보건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 공중 보건(BMJ Public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한국 담뱃값, 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수준

영국은 담뱃값이 비싼 나라에 속한다. 2023년 기준 한 갑당 약 15.8달러(한화 약 2만원)다. 호주(25달러), 뉴질랜드(22달러)에 이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뱃값과 흡연율의 상관관계는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담뱃값을 올렸을 때 흡연율이 변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이전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대체로 담뱃값 인상은 흡연율 감소로 이어졌다. 영국의 성인 흡연율은 13~15%로 보고된다.

여기에 더해 영국 정부는 최근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며 담배 판매를 제한하는 금연법을 발의했다. 담배를 살 수 있는 연령이 1년씩 상향 조정되는 게 핵심 내용으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09년생부터는 사실상 담배를 구매할 수 없다. 해당 법안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하원의 2차 독회에서 383대 67의 찬성으로 통과돼 하원 심사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담뱃값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갑당 4500원으로 OECD 38개 국가 중 34등이다. 한국보다 담뱃값이 낮은 나라는 코소보, 튀니지, 방글라데시, 아제르바이잔, 네팔, 북마케도니아, 볼리비아, 케냐,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가 대부분이다. 지난 1월, 곧 담뱃값이 8000원으로 인상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정부가 직접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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