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독주' 깨지나…하이브리드 입은 미니밴의 반격

강기헌 2024. 4. 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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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의 독주는 깨질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를 입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영원할 것 같던 기아 카니발의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외관을 확 바꾼 현대자동차 스타리아는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하며 카니발을 추격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1년 국내에 출시한 시에나에 이어, 지난해 연말부터 고급 미니밴 알파드를 들여와 미니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아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독보적 1위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인기다. 이 모델의 예상 납기 기간(4월 기준)은 1년으로 기아가 판매하는 차량 중에서 대기 기간이 가장 길다. 뉴스1


기아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의 독보적 1위다. 숫자가 증명한다. 카니발 판매량은 2021년 7만3503대로 연간 판매량 7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2022년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판매량이 5만9058대로 감소했으니 지난해에는 6만9857대로 증가해 7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인기다. 이 모델의 예상 납기 기간(4월 기준)은 1년으로 기아가 판매하는 차량 중에서 대기 기간이 가장 길다.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의전차로 현대 스타리아 라운지 모델을 이용했다. 뉴스1

카니발의 독주에 도전장을 던진 건 현대차 스타리아다. 실내·외 디자인을 확 바꾸며 ‘학원차’ 이미지를 지운 스타리아는 2021년 화려하게 데뷔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에 라운지 트림을 더하며 미니밴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스타리아의 '승합차 스타렉스' 지우기는 성공했다. 지난 2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운영사) 최고경영자가 의전차로 스타리아 라운지 모델을 이용할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스타리아는 카니발보다 전장이 길고 전고가 더 높아 실내 공간이 더 여유롭다. 이런 이유로 스타리아 판매량은 매년 치솟고 있다. 시장에 첫선을 보인 2021년 2만6240대가 국내에서 팔렸고 3만3440대(2022년), 3만9780대(2023년)로 연간 판매량 4만대를 앞두고 있다.

일본 브랜드도 국내 미니밴 시장에 진심이다. 국산 대비 가격대가 높지만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출시한 시에나는 2021년 1259대 판매에서 지난해 1659대로 증가했다. 시에나는 미니밴의 고향인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차종이다. 북미 시장에서 미니밴의 인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밀렸지만 패밀리카로 미니밴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기에 판매량은 꾸준하다.

박경민 기자


국내에서 시에나의 인기를 확인한 토요타는 지난해 9월 고급 미니밴 알파드를 선보였다. 알파드는 지난해 502대가 국내에서 팔렸는데 수입 물량이 부족해 중고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도 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기업용 의전과 가족용 여행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설계가 고객 입맛에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미니밴의 성공 가능성을 본 렉서스는 최근 유럽에서 출시한 럭셔리 미니밴 LM을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M의 해외 출시 가격은 1억5000만원이 넘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일본 미니밴이 한국 시장에서 통하는 건 하이브리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토요타는 내연기관 없이 하이브리드 미니밴만 판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략에 따라 일본차 간 희비도 갈렸다. 북미 미니밴 시장에서 토요타와 1·2위를 다투는 혼다 오딧세이는 2022년 판매량 556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202대로 급감했다. 이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지 못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에나 인기를 확인한 토요타는 지난해 9월 고급 미니밴 알파드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알파드는 지난해 502대가 국내에서 팔렸는데 수입 물량이 부족해 중고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가 되기도 했다. 사진 토요타


하이브리드가 주도하는 미니밴 시장엔 또 다른 폭풍이 찾아오고 있다. 바로 전기 미니밴이다. 폭스바겐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던 마이크로버스의 전동화 모델인 아이디 버즈(ID. Buzz)를 올해 북미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전기 미니밴 EM90을 지난해 연말 공개한 볼보는 올 2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EM90을 전시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EM90의 국내 출시를 전망하기도 한다. 이에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EM90의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지만 다양한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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