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업계 최초 '9세대 V낸드' 양산...낸드 리더십 강화

박해리 2024. 4. 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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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테라비트(1Tb) 트리플레벨셀(TLC)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테라비트(1Tb) 트리플레벨셀(TLC)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초고난도 기술로 낸드 시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낸드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다.

삼성이 양산하는 9세대 V낸드는 현재 주력인 236단 8세대 V낸드의 뒤를 잇는 제품으로, 290단까지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쌓아올린 적층 수가 높을 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데, 290단은 현재 기술로 구현 가능한 최고 단수다. 삼성전자는 이번 9세대 제품에서 셀 크기를 업계 최소 수준으로, 몰드 두께를 최소로 줄여 이전 세대 제품보다 단위면적당 저장 비트 수를 약 1.5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낸드를 3차원으로 쌓는 V낸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꾸준히 차세대 제품을 출시해왔다. 이번 9세대 V낸드는 2022년 11월 8세대 양산을 시작한 후 1년 반 만에 나왔다.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설계됐는데, 전기가 통하는 몰드를 290층 가까이 두번에 걸쳐 쌓아 올린 뒤 이를 한 개의 칩으로 결합한 후 구멍을 뚫는(채널 홀 에칭) 방법이다. 최근 낸드의 적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층 공정 기술력의 중요성도 커지는데, 삼성전자는 “채널 홀 에칭 기술을 통해 업계 최대 단수를 뚫는 공정 혁신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 층을 순차적으로 쌓은 다음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로, 적층 단수가 높아져 한 번에 많이 뚫을수록 생산 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기술의 정교화·고도화가 요구된다.

9세대 V낸드는 차세대 낸드 인터페이스인 ‘토글 5.1’이 적용돼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3.2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고성능 SSD 시장을 확대해 낸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9세대 V낸드는 저전력 설계 기술을 탑재,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소비 전력도 약 10% 개선됐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는 트리플 레벨 셀보다 저장 효율을 높여 메모리 셀당 4비트 정보를 저장하는 쿼드레벨셀(QLC) 9세대 V낸드도 양산하는 등 AI 시대에 요구되는 고용량·고성능 낸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은 “낸드플래시 제품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극한의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며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SSD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매출은 2023년 387억 달러에서 2028년 1148억 달러로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AI 서버를 신규 증설할 때 데이터 전송 속도 등 고성능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SSD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공식화하는 등 업계에서도 적층 기술 경쟁이 뜨겁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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