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잇는 대규모 유상증자 ‘개미의 눈물’…시장 반응은 ‘싸늘’

노성인 2024. 4.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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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13개 기업이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고스란히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유상증자 결정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주 발행 물량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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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에만 13개 기업 유증 결정
주주가치 희석 ·주가 하락 우려↑
목적·재무상황 등 꼼꼼히 확인"
ⓒ게티미이미지뱅크

최근 잇따른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13개 기업이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정부의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자 기업들이 재빠르게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기업 이렘은 지난 19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신주 1550만주, 금액 기준으로는 약 240억원이다.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도 지난 12일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샤페론의 예정 발행 주식 수는 1318만2000주로 기존 상장 주식의 (2307만1031주) 대비 57%에 달하는 신주 발행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길은 싸늘하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규 상장 주식의 비율이 현 주식의 절반을 넘거나 주 목적이 채무상환으로 기재되는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렘의 경우, 이날 기준 상장주식이 약 3055만주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상증자로 전체 주식의 절반 수준이 늘어나는 가운데 조달 자금의 대부분인 190억원이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샤페론의 경우에는 지난 2022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 이후 기술이전 계약 체결 건수가 없고 만성 적자에 빠져 있다. 이에 임상시험에 필요한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결정했지만 뚜렷한 사업적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기업 외에도 인성정보·SG·삼보산업·캐스텍코리아 등 4개 기업 등도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인성정보는 유상증자 목표액 300억원 중 160억원을, SG는 총 419억원 중 190억원 등을 채무상환에 쓴다고 제시했다.

이들 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고스란히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렘은 전 거래일 대비 38원(2.03%) 떨어진 183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전날에는 장중 1733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샤페론 또한 유상증자 공시 이전 대비 주가가 39.8% 하락했다. 인성정보(-27.2%)·SG(-26.2%)·삼보산업(-26.3%)·캐스텍코리아(-9.7%) 등도 가파른 내림세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유상증자 결정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주 발행 물량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중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차입 등을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유상증자는 자금 사용 목적이 어떤 분야인지, 해당 기업이 어떤 재무적 상황에 놓여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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