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친명’ 정진욱 “대통령 탄핵하듯 국회의원도 못하면 갈아치워야”

박장군 2024. 4.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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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광주 동남갑)이 21일 국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광주 동남갑)은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다.

정 당선인은 2022년 대선과 같은 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이재명 당시 후보의 대변인을 맡아 뛰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당권을 쥔 뒤에는 이 대표의 정무특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대표가 지난해 8월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24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을 때는 16일 동안 단식에 동참했다.

그렇다고 ‘친명’이라는 단어로 정 당선인을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는 2011년 원외 친노(친노무현)계가 주축이 돼 만든 시민통합당으로 정계에 입문해 지난 4·10 총선에서 승리하며 ‘초선 의원’ 타이틀을 안았다.

정 당선인은 지난 13년 동안 공천 탈락 등 숱한 정치적 실패 속에서 정치 개혁 의지를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당선인이 다짐한 정치 과제 중 하나다.

정 당선인은 22일 국회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 안 하고 무능한 국회의원을 4년 임기 동안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듯이 국회의원도 못 하면 갈아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정 당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교보문고 상무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광주 동남갑)이 21일 국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미소 짓고 있다. 이병주 기자


-정 당선인이 생각하는 이번 총선의 의미는 무엇인가.

“국민들이 야권에 200석을 주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용했다고 본다. 국민들은 ‘리셋’보다 ‘대화와 타협’을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마지막 기회를 줬고 민주당에도 ‘더 잘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야권 192대 여당 108’의 절묘한 황금분할을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핵’에 가깝다.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받아들여 폭주를 멈추고, 야당과 대화·협치하고, 대한민국 대전환의 길에 함께 나서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탄핵당하지 않겠는가.

국민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죽이는 정치’에서 존중하고 ‘함께 사는 정치’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이것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전적으로 윤 대통령에 달려 있다.

이 대표도 필요하면 윤 대통령을 돕겠다고 말했다. 정치란 원래 이런 것이다.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싸우지만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정치다.”

-22대 국회는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22대 국회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국회가 돼야 한다. 이번 총선 민심은 윤석열 정권 심판, 민생 회복,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대전환 준비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민주당 당선인들은 21대 국회보다 더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 또 유능하게 일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

-민주당 초선 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멈춰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을 실시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밝혀내야 할 사실을 확실하게 규명하고, 민생 문제는 국회가 같이 풀어야 한다. 이것이 중앙정치에서의 나의 첫 번째 역할이다.”

-‘친명’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모든 정치인은 자기 뿌리가 있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윤석열 정권과 더 선명히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받아들인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싸울 때는 용감하게, 일할 때는 유능하게 임하겠다.”

-한국 정치를 진단한다면.

“희망이 없다. 많은 이가 정치를 하겠다고 뛰어들지만 국민은 정치를 통해 문제가 풀리는 효능감을 느끼지 못한다.

개혁 입법과 민생 입법이 필요한데, 정부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대한민국의 희망이 정치로부터 시작되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 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선거 기간 ‘잘해라잉’(전라도 사투리) 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이자 22대 국회마저 제 역할을 못 하면 더는 기댈 데가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일 안 하고 무능한 국회의원을 임기 동안 마냥 기다려줄 수는 없다. 국민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소환해 갈아치워야 한다. 대통령을 탄핵하듯 국회의원도 소환제가 필요하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광주 동남갑)이 21일 국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선거 기간 느낀 호남 민심은.

“광주의 현역의원 8명 중 7명이 교체됐다. 광주 민심은 윤석열 정권과 싸우지 않는 국회의원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했다.

이런 민심이 수도권에서도 나타났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잘 싸우고, 일도 잘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검찰 등 외부 공격과 내부 분란을 겪었던 21대 국회의 민주당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광주에서 조국혁신당이 약진했는데.

“광주 민심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두 가지로 표출했다. 하나는 현역의원 교체였고 다른 하나는 조국혁신당 지지였다.

다만 광주가 조국혁신당을 전면적으로 지지했다고 보긴 어렵다. 광주 시민들은 그동안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의당을 찍어주며 정치적 다양성을 표현해왔다. 선명한 정권 심판 기치를 내건 조국혁신당이 등장하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뿐이다.

그렇다고 조국혁신당의 약진을 가볍게 볼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분발해야 한다.”

-준비하고 있는 ‘1호 법안’은 무엇인가.

“1호 법안은 윤석열 정권을 겨냥하기보다 지역 소멸 문제를 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활력 제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촉진 특별법’을 추진하겠다.

현재도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있지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조건 같은 내용이 빈약하다. 법안에서 지역을 ‘기회 발전 특구’로 지정하는 근거를 둬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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