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VR판 안드로이드'로 키운다…메타, VR헤드셋 퀘스트 OS 개방

강광우 2024. 4. 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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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 운영체제(OS) 전쟁에 승부수를 띄웠다. 공들여 개발한 운영체제(OS)를 외부에 개방하기로 하면서다.

메타플랫폼의 3세대 가상현실(VR) 헤드셋인 퀘스트3. 로이터=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메타는 22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VR 헤드셋 퀘스트(Quest)의 OS를 다른 하드웨어 제조업체 등 외부 기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기업들도 메타의 OS를 이용해 헤드셋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VR 기기 전용 호라이즌 OS는 메타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10년간 개발한 OS다. 눈·얼굴·손·신체 추적과 제스처 인식, 장면 이해, 고해상도 패스스루(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원활하게 혼합)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메타는 호라이즌 OS를 활용한 특화 헤드셋 협업 소식도 공개했다. 에이수스(Asus), 레노버(Lenovo) 등 기기 개발사와 협업해 게임 전용 헤드셋, 생산성 향상·학습·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한 M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메타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Xbox)와 협업해 게임 중심의 한정판 퀘스트 헤드셋도 개발 중이다.


이게 왜 중요해


메타가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OS를 외부 기업에 공개하는 이유는 VR·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해 애플과 함께 모바일 시대 패권을 잡은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70.29%에 달한다. 메타가 2021년 창업 이후 17년간 사용하던 ‘페이스북’이란 사명을 바꾼 것도 메타버스 생태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지난 2월 출시된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 연합뉴스


VR시장 OS 승자는?…개방형 VS 폐쇄형


VR·MR기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메타가 먼저 시장에 뛰어든 후 애플이 지난 2월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이제 막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 구도는 드러나고 있다. 모바일 시장처럼 개방형 OS와 폐쇄형 OS의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VR은 안 놓친다는 메타: 개방형 OS 진영의 대표 주자는 메타와 구글이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모바일 앱은 애플과 구글과 같은 모바일 OS 제작사에 종속돼 있다”며 “저커버그 CEO는 오랫동안 경쟁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디바이스와 운영 체제를 구축하기를 원했다”고 분석했다. 메타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와 인앱 결제 수수료 관련 iOS 정책이 메타에 타격을 입혔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바일 우군’ 삼성 내세운 구글: 구글도 VR·MR 기기용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특히 지난달 메타에 자신들의 안드로이드XR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구글은 대신 삼성전자와 협력해 VR·MR 시장을 노리고 있다.

◦VR서도 마이웨이, 애플: 애플은 이번에도 폐쇄형 OS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새로 개발한 비전OS를 장착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인기 앱은 비전프로용 앱을 출시하지 않아 웹으로 이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VR시장에서 OS를 장악하면 그 플랫폼 안에 들어가는 앱 등 거래 시장도 장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아직은 초기라 기업별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텐데, 지배적 OS는 결국 시장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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