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예방·치유에 교회가 나서야…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발족
마약중독 회복을 위해 교회가 나서야 한다. 강도만난 사마리아인에게 이웃이 되고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돌보듯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앞장서야 할 때다. 교회가 치료와 재활을 위한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이선민 이사장)가 지난 20일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역에 돌입했다.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는 한번의 호기심과 잘못된 선택으로 마약에 중독된 200만 명의 병든 자들을 위해 교도소 출소 및 병원퇴원 후 세상의 죄 값을 치렀음에도 중독자들의 재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성경말씀으로 중보 기도하는 공동체다.
개회예배는 수영로교회 김병호 목사의 기도로 시작됐다. 수영로교회 김호진 비서목사가 “다시 숨 쉬게 하는 힘”(막2:1~12)이란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기도로 끝나면 안 된다. 중독자들은 예수님을 만나기만 하면 치유받을 수 있다. 그 만남으로 죄에서 해방된다.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사역을 통해 하나님 앞에 크게 소리 질러 중보 기도하는 동역자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로교회 박형석 목사의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진 발대식에는 김성권 대양교회 목사가 여는 기도를 드렸고,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개회사를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으며,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고 교육하는 것도 부족한데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가 동참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호통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축사를 통해 “쾌락주의와 허무주의에 대한 전쟁은 하나님의 전쟁이다. 마약사범은 계속 증가 추세다. 2만7천여 명으로 역대 최고다. 여러분들이 마약중독과의 전쟁을 앞두고 사령관으로 핵심참모로 모였다고 생각한다. 저도 한 명의 전투병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NGU 마약치유운동가(전 경기도지사)는 “국민일보에서 제일 먼저 인터뷰했다. 그 계기로 지금 이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성지순례에서 아들 마약문제로 너무 힘들었는데 하나님께서 ‘이건 영적인 문제야, 네 아들은 나에게 맡기고 너는 고통 받는 아이들을 케어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하나님의 이끄심에 놀랐다. 합법적 의료용 마약이 습관적으로 남용돼 청소년들에게 노출돼 있다. 마약중독자는 범죄자가 아니라 환자다. 영적인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이 있는데 몇 년 뒤 주변에 마약하는 사람이 있으면 117번으로 도움을 청해라. 가까운 교회로 연결해준다. 전문가가 상담해주고 치료해주는 시스템이 완료될 것이다. 여기에 앞장서는 게 바로 교회다”라며 확고한 의지를 담은 계획을 밝혔다.
격려사는 박중원 전주초청교회 목사, 유성필 기독교중독연구소 소장, 최창욱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장이 맡아 귀한 말씀을 전했다. 가수 범키는 자신의 간증과 함께 은혜로운 찬양으로 참석자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영적인 변화가 없으면 바뀌지 않는다. 교회가 나서줘 너무 고맙다.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순간 현장에서 무너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지옥행 열차를 타기 전 교육이 필수다. 마약을 하는 이유는 고통과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그러나 고통과 절망은 하나님 앞에서 벗어나야한다”며 정신과 전문의다운 처방을 제시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이선민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이사장은 “자녀가 클럽에서 마약 탄 술을 권유 받고 단 한 번의 유혹에 지옥 문이 열렸다. 마약에 중독된 아이들 얼굴은 짐승이다. 같이 죽자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엄마가 바로 서야 가정이 설 수 있다. 열심히 기도할 것이다. 기도는 그 어떤 것 보다 강력한 힘이 있다. 행하시는 것은 하나님이시다. 순종하고 따라가야 된다.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며 중보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상달 DAPCOC 이사장의 기도로 발대식의 모든 행사를 마쳤다. 발대식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중독자 가족은 “정부에서 해야 될 일인데 종교단체에서 시작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협조가 있어야 된다. 이번 발대식으로 인해 든든한 후원군이 생긴 것 같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35%에 달한다. 마약중독자 치료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시설 부족’이다.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는 시민들의 인식변화와 정부의 법적인 효력과 후원, 교회의 선교 역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한국의 문화적 특성상 중독자들은 숨기만 할 뿐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는 수영로교회 주기도문홀에서 4월 23일부터 매주 화요일 12주 동안 중보기도를 드리고 매신저들에게 귀한 메시지를 받는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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