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 '똥손' 표현…공익 목적이라도 모욕죄 성립" [디케의 눈물 213]

김남하 2024. 4. 2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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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시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담당 의사를 '똥손'이라 표현한 글을 올리고 병원 실명을 공유한 50대가 모욕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구체의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성 판단이나 경멸감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을 모욕적 표현으로 본다"며 "'똥손'이라는 표현은 정보전달의 범주를 넘어 성형외과 의사인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표현이며 이를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인터넷 게시물로 올렸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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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2022년 성형시술 후 의사에 '똥손' 비방글 게시…1심, 모욕죄 유죄 판단
법조계 "사회 통념상 모욕적 표현 담겼다면…정보전달 목적이라도 모욕죄 해당"
"판단 기준, 재판부마다 다를 때 많지만…직무 관련 표현, 모욕죄 성립 가능성 커"
"표현 쓰게 된 경위와 배경 등 종합적 판단…공연성 및 특정성 성립 여부도 검토"
ⓒgettyimagesBank

성형시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담당 의사를 '똥손'이라 표현한 글을 올리고 병원 실명을 공유한 50대가 모욕죄 유죄 판단을 받았다. 법조계에선 의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표현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게시물로 올렸기에 유죄 판단이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보 전달이나 공익 목적으로 쓴 글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에 직업 비하나 사회 통념상 모욕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이 담겼다면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8단독 김정진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최근 밝혔다. 앞서 A씨는 2022년 자신의 얼굴 성형을 담당한 의사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자신이 게시한 글에 '저런 똥손으로 무슨 성형외과 의사를 하고 있는지 의아스럽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 글을 본 회원들이 병원 정보를 요청하자 메신저로 해당 병원과 의사 실명을 알려줬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해당 글이 병원 측의 시술 후 관리 부실 등을 정보 차원에서 전달할 뿐이고 모욕의 고의가 없었으며 사회상규상 받아 들 수 있는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블로그 등 여러 곳에 병원 측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의사 실명을 알리면서 실력이 없다는 의미로 '똥손'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피고인 범행 동기에 참작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병원 측에 불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구체의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성 판단이나 경멸감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을 모욕적 표현으로 본다"며 "'똥손'이라는 표현은 정보전달의 범주를 넘어 성형외과 의사인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표현이며 이를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인터넷 게시물로 올렸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gettyimagesBank

이어 "정보전달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게시글을 썼다고 해도 그 내용에 사회 통념상 모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된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상대방과 일대일로 다투다 욕설을 할 경우 일시적인 감정의 표출로 보고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도 주도적으로 카페나 블로그 등에 모욕적인 글을 게시했다면 공연성과 특정성이 성립하기에 모욕죄로 판단한다"며 "판단 기준이 재판부마다 매번 달라 애매한 경우가 많기는 하나 상대방의 직업이나 직무와 관련된 표현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 문제로 판단하는 명예훼손죄와 달리 모욕죄는 외부에서 평가했을 때 그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이 모멸감을 느끼고 사회적 명예 혹은 지위가 실추될 정도였는지 따진다"고 덧붙였다.

임예진 변호사(아리아 법률사무소)는 "재판부에서는 A씨가 사용한 표현이 공익적 목적보다는 담당 의사를 힐난하고 경멸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본 것 같다"며 "모욕죄는 해당 표현을 쓰게 된 경위와 배경, 전체적 취지, 논리성, 표현 횟수, 공연성 성립 여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똥손'이라는 표현 하나만 두고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모욕적 표현이 담긴 글이라고 해도 전체적인 맥락을 봤을 때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면 공익성과 정보전달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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