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장기화에 플러그파워 폭락…SK 속앓이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4. 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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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 주도로 계열사 신사업·투자 포트폴리오가 수술대에 오른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플러그파워가 입길에 올랐다.

재계에 따르면 플러그파워는 미국 수소연료전지 기업으로 ‘수소 시대’가 각광받자 SK그룹이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한 업체다. SK그룹은 지난 2021년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9.9%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씩 공동 투자하는 구조다. 주당 29.3달러에 약 5140만주를 취득했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차량용 연료전지(PEMFC),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과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에서 핵심 역량을 갖췄단 평가다.

그러나 수소 산업의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 구간이 길어지면서 플러그파워 주가는 폭락했다. 최근 플러그파워 주가는 2.7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분 가치가 90% 이상 급락한 것. 한때 플러그파워는 주가 50달러를 바라보던 때도 있었으나 수소 상용화가 지체되고 양산 비용 증가 등으로 회의론이 부각되자 지분 가치가 끝을 모르고 폭락했다. 올 초에는 주당 2달러 초반까지 추락했다.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의욕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서 다양한 기업에 대한 M&A 기회를 적극 노려왔다. 플러그파워 투자 의사를 먼저 타진한 쪽도 SK그룹으로 알려진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빈번히 목격되는 ‘캐즘’을 SK그룹이 다소 안일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캐즘’은 신기술 대중화 전 수요 정체 현상을 뜻하지만, 기술 속성에 따라 캐즘의 강도와 구간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다. 하이테크 산업은 진화 과정에서 불연속적 패턴이 자주 목격되므로, 캐즘 구간 때 설비 투자·차입-자금 소진(Cash-Burning)-수요 공백 등 미스매치가 재무적 부메랑으로 돌변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저금리 때 타인 자본을 활용한 투자·차입을 대폭 늘렸던 게 신기술 캐즘 장기화와 맞물려 그룹 전체에 재무적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며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시너지가 본격화하기까진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6호 (2024.04.24~2024.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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