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정진석 비서실장 기용…여야와 소통 강화 포석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신임 비서실장에 국민의힘의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을, 신임 정무수석에 수도권 재선 출신인 홍철호 전 의원을 각각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여권의 4·10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관섭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이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윤 대통령이 비서실장에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인 출신을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여야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선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정 실장과 홍 수석 인선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인선 사실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정 실장 인선 브리핑을 열고 “15년간 기자로서 근무했고 2000년 16대 국회에 진출해서 5선 국회의원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정 실장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비대위원장과 공관위원장도 했고, 또 국회부의장과 사무총장과 같은 국회직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나란히 연단에 선 정 실장을 가리키며 “우리나라 정계에서 여야 두루 아주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용산 참모진뿐 아니라 내각, 당(여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정 실장은 “여소야대 정국 상황이 염려가 되고 난맥이 예상된다”며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정부를 돕고, 또 윤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 느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저는 대통령에게 정치에 투신하라고 권유한 사람이고, 윤석열정부 출범에 나름대로 기여했던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또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 데 미력이나마 잘 보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실장은 김대기·이관섭 실장에 이어 윤 대통령의 세 번째 비서실장이 됐다. 앞선 관료 출신 비서실장들과 차별화되는 첫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이다.

정 실장은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을 보좌하고, 야당과 특검법 등 각종 민감한 현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중책을 맡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무적 감각과 소통 능력을 중시한 인선이며 지역 안배도 고려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5분에 “오전에 보고 또 온다”며 홍 신임 수석과 함께 다시 브리핑룸에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김포에서 재선을 한 것은 알 것이고, 정치인이기 이전에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라고 홍 수석을 소개했다. 이어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추천받았다”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도 잘 경청할 분”이라고 평가했다.

홍 수석은 “이번 선거는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였고, 결과값은 정무 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을 앞두고 사전 의제 조율 작업에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