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국 2시간대 생활권 ‘성큼’…국내서 가장 빠른 열차, KTX-청룡

배수람 2024. 4.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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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청룡, ‘서울~부산’ 첫 시승행사 개최
차세대 동력분산식 열차, 최고 320km/h 속도 자랑
2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오는 5월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의 본격적인 운행에 앞서 대규모 시승 행사를 열었다. ⓒ코레일

“첫째 아이가 기차를 좋아해요. 시승단에 운 좋게 당첨돼서 며칠 전부터 오늘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열차를 누구보다 먼저 탈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2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오는 5월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의 본격적인 운행에 앞서 대규모 시승 행사를 열었다.

아침부터 서울역은 KTX-청룡의 첫 질주를 함께하기 위한 시민들의 설렘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출발 전 열차 앞에서 자녀와 함께 사진을 찍던 한 남성 승객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는 한껏 들뜬 모습으로 연신 카메라에 KTX-청룡을 담았다.

오전 10시 17분, 국민시승단 330여명과 언론 관계자 70여명을 실은 KTX-청룡이 부산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KTX-청룡은 320km/h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정차역을 최소화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최단 2시간 17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재 KTX-산천을 이용하면 같은 기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10여분 이상 빠르다.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이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KTX-청룡의 빠른 속도를 체감하려면 앞으로 3년 이상은 더 있어야 한다. 코레일에 따르면 당분간 운행할 KTX-청룡은 기존 KTX-산천처럼 300km/h 속도로 운행한다.

오송-평택 2복선 공사가 마무리되고 열차가 추가 도입된 2027년 이후에나 최고 영업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오송-평택 2복선 공사가 마무리되고 열차가 추가 도입된 2027년 이후에나 최고 영업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선 정차역이 줄어든 만큼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열차가 달리는 동안 외부 소음으로부터 방해받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300km/h까지 도달시간(3분 32초)이 기존 KTX-산천(5분 16초)보다 빠른 탓에 고속화 구간에서 열차 속도가 올라가자 덜컹거림이 크게 느껴졌다.

오송-평택 2복선 공사 완료시 최고속도 운행 가능
복합열차 운행, 좌석수 1030석 대폭 늘어
승차감 개선, 수송력·가용성 증대

수송력과 가용성은 증대됐다. KTX-청룡은 KTX-산천(379석) 대비 2량 더 적은 8량(우등실 1량, 일반실 7량) 1편성이지만, 더 많은 좌석과 공간을 확보해 한 번에 515명을 싣고 달릴 수 있다. 좀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특실 대신 우등실을 넣은 것도 특징이다.

필요에 따라 두 대를 연결해 복합열차로 운행하면 좌석이 1030석으로 늘어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싣고 달리는 고속열차가 된다.

KTX, KTX-산천(동력집중식)과 달리 동력분산식으로 제작됐단 점도 한몫한다. KTX-청룡은 객차 하부에 동력·제동장치를 배치돼 있어 모든 칸을 객차로 활용할 수 있다.

KTX-청룡 차량을 제작한 이정율 현대로템 책임연구원은 “기존 동력집중식 대비 소음이 줄고 진동이 덜하다. 승객 수송량도 늘었다”며 “집중식은 양 끝에 동력차가 열차를 밀고 끌어 10량 중 객실은 8실밖에 쓸 수 없었는데, 분산식은 10량 모두 객실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KTX와 비교해 KTX-청룡은 무엇보다 쾌적함이 배가됐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이기철 코레일 차량본부장은 “분산식으로 동력이 분산돼 있어 일부 차량이 동력을 상실해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KTX와 비교해 KTX-청룡은 무엇보다 쾌적함이 배가됐다. 그동안 KTX 좀 타 본(?) 기자가 피부로 느낀 차이점은 이동 통로가 넓어 답답함이 덜하단 점이었다. KTX-청룡의 통로 폭은 623mm로 KTX-산천(450mm) 대비 40.4% 더 넓다.

좌석을 찾다가 메고 있던 가방으로 앉아있는 승객의 머리를 실수로 치거나, 여행용 가방을 들고 마주 오는 승객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비교적 덜 발생할 것으로 보였다.

좌석마다 창문이 있는 것도 개방감을 더했다. 의자-무릎 거리도 KTX-산천 대비 20mm 넓어져 좀 더 편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좌석에는 무선 충전기와 C타입, USB포트, 220v 콘센트 등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장시간 여행에도 노트북, 태블릿 PC나 휴대전화 배터리 걱정은 덜게 됐다. 그 중 무선 충전기가 눈에 띄었는데, 기자가 사용하는 z플립은 아쉽게도 이용할 수 없었다.

이기철 본부장은 “승객의 객실 이동공간이 넓어졌다. 이동 통로를 더 넓게 제작해 고객 편의성을 확대했다”며 “개별 창을 마련해 승객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조망권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KTX-청룡은 정부에서 정한 운임 상한을 적용해 기존 KTX와 동일한 요금을 받는다. 코레일에 따르면 향후 KTX-청룡과 같은 급행 고속열차가 더 많이 편성되면 요금 체계가 변동될 여지는 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경부선, 호남선 각 2회씩 모두 네 차례, 1200여명의 국민시승단을 싣고 시승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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