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118프로젝트’ 뭐길래…고도 제한 풀기 한남은 안 된다고?
대우건설, 오는 8월까지 서울시 설득해야
“저층도 고도 높아…현실적으로 어려워”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동 1537가구 아파트를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평)당 770만원이며 총 7909억원 규모다. 2016년 정해진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변경 지침’에 따라 한남2구역을 비롯한 한남뉴타운은 건축물 높이가 해발 고도 90m 이하로 제한된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남산 7부 능선을 바라보는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대우건설은 2022년 11월 롯데건설과의 수주전에서 ‘118프로젝트’를 내세워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재정비촉진계획상 높이 계획(90m)을 118m까지 높여 최고 층수를 14층에서 21층으로 올리겠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 그러나 서울시와 용산구가 반대 입장을 펼치며 인허가 작업이 어려워졌고, 이에 조합은 시공사 해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지난해 9월 조합 임시총회에서 118프로젝트 관련 재신임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프로젝트 이행이 미흡할 경우 공사비에서 물가 인상률을 차감하고 착공 기준일을 유예하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가능 여부는 오는 8월 31일까지 판단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허가 소요 기간을 고려할 때 8월에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날 거라 판단했다. 서울시와 협의 중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118프로젝트로 한남2구역 최고층이 14층에서 21층으로 올라갈 경우 주민 이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는 한남2구역 매물에 프리미엄(웃돈)이 평균 9억~10억원 붙은 상황에서 수억원은 더 올라갈 것으로 관측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뉴타운 건폐율은 30~40%대로 신축(20%) 대비 높은 편이다. 건물을 높이고 동 간격을 넓히면 시야도 확보되고 통풍·채광 등 주거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남지구 최고 높이 계획은 시민 모두의 자산인 남산의 경관 보호를 위해 많은 시간과 고민을 거쳐 결정됐다.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사항”이라며 한남뉴타운은 예외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서울시가 높이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인 ‘신(新)고도지구 구상안’에서도 남산고도지구에 한남뉴타운은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한남3구역이 층수 상향과 관련해 고배를 마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합은 한남뉴타운만 고도 제한 완화에서 제외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22층·73m로의 재개발을 최고 33층·110m로 바꾸는 중대설계변경을 추진해왔다.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 3월 유창수 서울시 부시장을 만났으나, 고도 제한 완화 요구에 유 부시장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결국 포기했다. 지난 3월 31일 공고된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한남3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에도 한남3구역 높이 규제 완화 내용은 없었다.
한남2구역도 층수 상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한남2구역은 기본적으로 시작 고도가 다르다. 한강과 가까운 3구역과 5구역 대비 2구역은 저층도 고도가 꽤 된다”며 2구역에서 21층으로 높이는 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용산구 관계자도 “서울시가 고도 제한을 일괄로 완화하지 않는 이상 한남뉴타운 모든 구역은 90m 기준을 준수하도록 돼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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