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쇄빙선' 자처하던 조국혁신당, 이화영 '술판'엔 침묵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쇄빙선을 자처하던 조국혁신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수원지검 술판 회유’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 기조다.
‘술판 회유’ 의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인 이 전 부지사가 제기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한 사업비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 측이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도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다섯 차례 검찰 조사에서 ‘대북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이후 “검찰의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고 번복한 뒤 지난 4일 재판에선 ‘술판 회유’ 주장을 펼쳤다.
이후 민주당은 13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비판성명, 15일 최고위원회의 비판 메시지, 18일 수원지검·수원구치소·대검찰청 항의 방문 등 파상 공세 중이다. 22일엔 ‘술판 회유’ 의혹을 전담할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도 발족했다. 대책단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모해위증교사가 확실하다면 관련자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검사 탄핵소추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선 내내 검찰의 권한 축소와 견제를 약속해 온 조국혁신당은 이날까지 ‘술판 회유’ 주장에 침묵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이 진술조작을 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에 대해 민주당만큼의 정보가 없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6일 조국 대표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발언 내용이 계속 달라져 신빙성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친북 이미지를 씌우려는 특수부와 공안부의 논리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비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야당 탄압 대응과 검찰 권한 축소를 분리해 후자에 집중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 이슈가 나올 때마다 목소리를 내면 ‘방탄 2중대’ 이미지만 강화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특검과 탄핵으로 공세를 펼칠 때, 조국혁신당은 제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역할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의 다른 관계자도 “민주당과 공조도 하겠지만, 우리는 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법안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민주당과의 합당 절차에 돌입했다. 합당이 마무리되면 민주당 추천 당선인 8명은 민주당 소속이 되고 ▶진보당 2명(정혜경·전종덕) ▶기본소득당 1명(용혜인) ▶사회민주당 1명(한창민)은 각자 당으로 복귀하게 된다. 이 가운데 시민사회 추천 후보로 다음 행보가 비교적 자유로운 서미화 당선인이 지난 18일 SNS에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국혁신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시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국에서 삶 포기한 채 발견' 노홍철 확 바꾼 그날의 실검 | 중앙일보
- 아이 보는데 성관계한 친모…이 혐의가 무죄 판결 난 까닭 | 중앙일보
- 60만원 다이슨 드라이기 베꼈는데…짝퉁 아니라는 이 회사 | 중앙일보
- "원초 한 망 7만원 하던 게 35만원"…이러니 김밥집도 난리지 | 중앙일보
- 20만원 대출 다음날 "90000% 이자"…나체사진으로 협박했다 | 중앙일보
- "개발만 4년 걸렸다"…스벅 공개한 '일회용 컵' 얼마나 좋길래 | 중앙일보
- '나쁜X''조또' 부르던 어둠의 아이유…비비 "돈 벌려고" 솔직 고백 | 중앙일보
- '이 나라' 기세 무섭네… 내년이면 '세계 4위 경제대국' 일본 추월 | 중앙일보
- 대선 때 尹 찍은 10명중 1명, 총선에선 민주당 찍었다 [총선 사후 여론조사] | 중앙일보
- "중앙지검 검사입니다" 그놈 목소리, 5분만에 공범까지 잡는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