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방앗간에서 시작한 하얀햇살, 수출로 활로 찾았다

주간함양 김경민 2024. 4. 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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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 현장탐방] 농업회사법인 하얀햇살

함양에도 지역의 경제를 크게 뒷받침하는 중·소 기업들이 많다. 이에 주간함양은 관내에 자리하는 여러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는 '우리기업 현장탐방' 고정 코너를 마련했다. 매월 넷째 주 관내 다양한 기업들의 현장을 소개하고 조명함으로써 지역의 전체적인 경제적인 흐름을 간접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기자말>

[주간함양 김경민]

 농업회사법인 하얀햇살 공장 내부.
ⓒ 주간함양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떡볶이. 누구나 어린 시절 학교 인근 분식점에서 떡볶이를 사 먹던 추억 하나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단편적이던 추억의 떡볶이도 시간이 흐르면서 로제 떡볶이, 크림 떡볶이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이전과는 또 다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외국인의 입맛도 사로잡으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함양에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떡볶이 제품으로 해외 판로를 넓혀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농업회사법인 하얀햇살이다. 간편식 떡볶이 브랜드인 굿볶이 제품을 상온에서 12개월까지 유통할 수 있도록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에서 떡방앗간으로 시작해 학교 급식시장 그리고 해외 수출로까지 이어진 역사를 듣고자 지난 4월16일 함양읍 이은리 인당에 있는 하얀햇살를 방문해 박대근(43) 본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떡방앗간부터 학교급식까지

1980년대 부산 해운대에 있던 작은 방앗간. 그 방앗간에서 박태우 대표가 전통 떡을 생산하고 판매한 것이 하얀햇살의 출발점이었다. 해운대 호텔과 일반 시장 등에 떡을 납품을 해왔던 박 대표는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 안에 활성화되고 있는 떡볶이 판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관심 끝에 부산 사상에 공장을 마련해 본격적인 떡볶이 생산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때마침 개인 도시락으로 해결하던 학교 점심이 급식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오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학교 급식 납품에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 그 결과 하얀햇살은 큰 성공을 이룬다.

"학교급식 부분에 있어 선두주자라고도 할 수 있죠. 제가 80년생인데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부터 학교급식 시장이 활성화되었어요. 당시 학생 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시기와 겹쳐서 학교급식 시장 또한 호황기를 맞았죠. 저희도 학교로부터 위생부분이나 떡의 품질 등을 인정받으면서 영남권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납품 요청이 오자 물류 환경 거리를 고려해 전국 시·도를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함양으로 공장을 이전한다. 2008년 함양에 자리 잡게 된 하얀햇살은 법인설립과 더불어 해썹(HACCP) 시설까지 갖추게 된다. 그러면서 전국 학교급식 떡국·떡볶이 시장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등 성공 가도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위기 돌파구 해외수출에서 찾다
 
ⓒ 주간함양
 
이처럼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하얀햇살도 위기를 맞는다. 점점 줄어드는 학생 인구와 지역 업체를 배려하는 급식시장 시스템 변화 등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메르스,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하얀햇살은 결정타를 맞게 된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학교급식 시장이 완전히 마비가 된 것이다.

"안그래도 학생 인구가 점점 줄어들면서 학교 급식 사업에 위기 조짐이 보였는데 메르스,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매출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달렸죠.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너무도 고민이 컸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위기 속에 하얀햇살은 1년을 버티다 학교급식을 중단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위기가 이렇게 앞당겨 다가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만큼 충격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행로를 찾아야만 했던 하얀햇살은 방황 끝에 해외 수출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다.

"당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부딪혀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식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만난 일본 업체와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해외 첫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이어갔고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 떡볶이 제품을 수출하고 인기를 얻으면서 제2의 성공을 맞이한다. 수출 과정에 있어 업체들로부터 여러 신제품 요청·제안까지 들어왔고 이에 대한 개발도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단편적이었던 하얀햇살의 메뉴는 점점 더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실용화재단으로부터 상온에서 장기 유통 가능한 떡국·떡볶이 생산기술도 이전 받았는데 유통, 보관에 제약이 있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1년까지 유통 가능한 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등의 발전도 이루었다.

이같은 수출확대로 지난 2021년에는 경남도 농수산물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차례 위기를 무사히 벗어난 하얀햇살은 어느새 K푸드 떡볶이 제품 대표격이 됐다.

"지금도 다변화하는 해외수출 시장 대응을 위해 수출박람회, 라이스쇼, 수출상담회 등 행사에 적극 참가하며 끊임없는 소비 트렌드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향후 이슬람 국가 맞춤형 할랄 제품, 유럽 시장을 겨냥한 비건 제품과 글루텐프리 제품 등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여 수출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아버지 박태우 대표에 이어 하얀햇살 운영을 이어받게될 아들 박대근 본부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성실한 마음으로 제품 개발과 수출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늘어난 매출만큼 회사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수출확대와 매출증가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함양에서 복지가 제일 좋은 회사가 어디냐고 물으면 하얀햇살이라는 말이 나오는게 끔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점점 귀해지는 시대가 다가옵니다. 근로자를 충분히 대우하지 않으면 제조업체는 문 닫아야 할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지금까지 시대 흐름에 잘 발맞춰온 것처럼 회사 성장과 함께 직원 복지 확대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김경민)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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