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손 거치면 확 바뀐다…‘MF→DF’ 이기혁·황문기의 완벽한 변신
김희웅 2024. 4. 22. 12:43
그야말로 ‘미다스의 손’이다. 윤정환 강원FC 감독 아래에서 포지션을 바꾼 선수들이 팀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강원은 지난 21일 안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대파하고 K리그1 4위에 올랐다. 2022년 3월 6일 이후 777일 만의 톱4 등극.
이제 막 38경기 중 8라운드를 치렀지만, 분명 강원의 진일보는 1부 12개 팀 중 가장 눈에 띈다. 수비 위주의 지루한 축구를 과감히 던지고 2024시즌부터 확 바뀐 능동적인 축구로 성적까지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윤정환 감독 휘하에서 탈바꿈한 수비수 이기혁과 황문기가 있다. ‘수비수’란 칭호가 어색한 둘이지만, 리그 내 톱급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강원이 볼 점유를 기반으로 한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FC, 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친 미드필더 이기혁은 애초 중원, 풀백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자원이었다. 올 시즌 강원에 입단한 이기혁은 중앙 수비수 김영빈이 부상을 당하면서 센터백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기혁은 센터백치고 비교적 작은 신장(1m 84cm)에도 문전에서 빼어난 집중력을 선보이며 방어막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빌드업이 발군이다. 강원의 공격 전개는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한 번에 측면으로 보내는 롱 패스가 특히 돋보인다. 그는 강원이 치른 8경기에 모두 나서 패스 660회 시도, 608개를 동료 발 앞에 정확히 배달했다. 성공률은 92.1%.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뿌렸다.
희귀한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인 이기혁은 왼발 센터백 고민이 큰 축구대표팀 승선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처음 입는 옷을 잘 소화하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인 황문기는 윤정환 감독 부임 이후 주전과 벤치를 오가다가 올해 오른쪽 수비수로 자리를 바꿨다. K리그 다수 팀이 풀백 기근에 시달리는데, 강원은 황문기의 맹활약으로 고민을 덜게 됐다.
황문기는 측면에서 특유의 번뜩이는 움직임, 왕성한 활동량, 볼 간수, 패스 능력 등을 한껏 발휘하며 강원 공격 전개의 윤활유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인천전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의 오버래핑과 과감한 전진 드리블 후 정확한 크로스로 2도움을 기록, 침묵하던 야고의 해트트릭 작성에 크게 한몫했다.
포지션 변화가 이기혁과 황문기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들에게 꼭 맞는 옷을 입힌 윤정환 감독은 K리그 대표 ‘재단사’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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