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TSMC, 삼성·인텔보다 앞선 기술…파운드리 세계1위 수성"
"생산 수율 높이는 데 어려움 겪어"
인텔, EUV 노광장비 제때 도입 안해
대만의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 TSMC는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을 상대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7㎚(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미만 첨단공정에서 TSMC는 삼성전자, 인텔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을 제때 하지 못했고 삼성전자는 수율(양품 비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첨단 공정'과 '성숙 공정'은 일반적으로 7㎚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5㎚, 3㎚는 첨단 공정으로, 7㎚ 이상(특히 16㎚ 및 28㎚ 등)은 성숙 공정으로 분류된다. '파운드리 3사' 승부처는 첨단 공정이다. TSMC는 2019년 7㎚ 공정에 처음으로 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리소그래피는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EUV 장비를 통해 웨이퍼(원판) 위에 패턴을 형성하는 식각 기술을 뜻한다. 리소그래피 기술은 TSMC가 6㎚, 5㎚, 3㎚ 등 첨단 공정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2년 TSMC가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3㎚ 핀펫(3㎚ FinFET·N3)' 공정은 업계를 선도하는 반도체 로직 공정 기술이다. N3는 최고 성능, 전력 소비, 면적(PPA)을 자랑한다. TSMC 3㎚ 제품군에는 고성능 컴퓨팅 애플리케이션 맞춤 공정 N3X, 첨단 자동차용 N3AE 솔루션 등도 포함돼 있다.
3㎚ 이하 첨단 공정에서 라이벌 업체들 행보는 어떨까.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월15일 일본 AI 스타트업 PFN(Preferred Networks)으로부터 2㎚ 공정 기반 반도체, 인공지능(AI)가속기 주문을 확보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PFN 같은 팹리스(설계) 기업 차원에서 아직 양산되지 않은 삼성전자와 TSMC의 2㎚ 공정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며 "핵심은 hBN(육각형질화붕소)의 원활한 공급과 TSMC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공급 측면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 첨단 패키징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 이전에 2㎚ 공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관련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TSMC의 2㎚ 양산 계획과 비슷한 시기다. 2027년에는 1.4㎚ 공정에서 TSMC를 추월하겠다고 선언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5월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이 TSMC에 1~2년 뒤처져 있지만, TSMC가 2㎚ 공정에 들어오는 시점부터는 삼성전자가 앞설 수 있다"며 "5년 안에 TSMC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생산 수율을 높이지 못한다면 삼성이 선두를 차지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TSMC '성공 비결' 중 하나를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펫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투자자 회의에서 1년여 전 인텔이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 EUV 리소그래피 장비 사용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 때문에 인텔과 TSMC 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대만 컨설팅 업체 리디파인 이노베이션(Redefine innovation)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는 TSMC, 인텔, 삼성의 최신 공정 진행 상황을 비교한 자료를 제시했다. 자료는 TSMC와 인텔을 비교 분석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3㎚ 공정이 인텔 18A(1.8㎚) 공정보다 더 우수하다"고 언급했는데, 테크인사이츠 분석 비교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분석 자료를 보면 트랜지스터 밀도 측면에서 TSMC N3 공정은 283MTx/㎟, N3E 공정은 273MTx/㎟로, 인텔 18A 공정 195MTx/㎟보다 훨씬 높다. 인텔이 18A 공정에서 백사이드 전원((Backside power) 기술을 채택했지만, TSMC 3㎚ 공정 성능을 크게 뛰어넘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인텔은 전력 소비에 대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인후이중·중후이링 기자/번역=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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