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지명' 임혜림, 흥국생명으로 컴백

양형석 2024. 4. 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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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1일 FA 이주아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1년 만에 흥국생명 복귀

[양형석 기자]

흥국생명이 팀을 떠났던 유망주 미들블로커를 1년 만에 다시 데려왔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구단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FA자격을 얻어 IBK기업은행 알토스로 이적한 이주아의 보상선수로 미들블로커 임혜림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기대주였던 임혜림이 다시 돌아오게 돼 무척 기쁘다"며 "미들블로커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IBK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고 우리 팀에서도 꼭 필요한 선수이자 시너지 효과를 낼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화여고 출신의 임혜림은 지난 2022-202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다가 2023년 4월 FA 김수지의 보상선수 지명을 받고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2023-2024 시즌 기업은행에서 30경기에 출전해 75득점과 함께 세트당 0.2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부쩍 성장한 임혜림은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FA 이주아의 보상선수로 1년 만에 '친정' 흥국생명으로 복귀하게 됐다.
 
 흥국생명의 유망주 임혜림은 지난 1년 간 화성에서의 배구연수(?)를 마치고 인천으로 컴백했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보상선수 지명으로 친정에 복귀한 선수들

V리그에서는 A등급 FA 선수(연봉 1억 원 이상)를 영입하면 원 소속 구단에 보호선수 6명을 제외한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FA를 내준 팀은 주전급 선수 또는 주전으로 성장하던 젊은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어 보상선수만 잘 뽑아 적절히 활용하면 FA선수 출혈로 인한 전력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보상선수 또는 FA 등으로 팀을 떠났던 선수가 다시 보상선수로 지명되면서 원소속구단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FA 보상선수를 통해 친정으로 돌아왔던 대표적인 선수는 지난 17일 GS칼텍스 KIXX와 FA계약을 체결한 김주향이다. 2017-2018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입단한 김주향은 두 시즌 동안 28경기에서 98득점을 기록한 후 FA 고예림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기업은행에서 많은 기회를 얻은 김주향은 이적 후 세 시즌 동안 80경기에 출전해 709득점을 올리는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김주향은 2022-2023 시즌 허리부상으로 22경기에서 35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2023년 FA시장에서 기업은행이 황민경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4년 만에 다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김주향은 시즌 초 복귀가 늦어진 정지윤 대신 주전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20경기에서 85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챔프전에서도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시즌 후 데뷔 첫 FA자격을 얻은 김주향은 3년 7억 2000만 원을 제시한 GS칼텍스로 이적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세터 이고은은 훨씬 복잡한 '이적사가'를 가지고 있다. 2013년 도로공사에서 데뷔한 이고은은 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거쳐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도로공사로 돌아와 두 시즌을 소화하고 FA자격을 얻었다. 3년 총액 9억 9000만 원의 좋은 조건에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이고은은 1년 후 페퍼저축은행이 '클러치박'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1년 만에 보상선수 지명을 받아 세 번째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이고은을 대신한 세터가 마땅치 않았던 페퍼저축은행은 2023년 5월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GS칼텍스)과 그해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고 이고은을 재영입했다. 결과적으로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주전 미들블로커였던 최가은과  2023-2024 시즌 정규리그 신인왕이 되는 김세빈을 모두 놓쳤다. 심지어 이고은마저 2023-2024 시즌 중반부터 박사랑 세터와 출전시간을 나눠 가지면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연수(?) 마치고 흥국생명 복귀
 
 임혜림은 2023-2024 시즌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경험치를 쌓았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또래 선수들보다 조금 늦은 중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임혜림은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며 세화여고 진학 후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고 2022-202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세화여고는 흥국생명의 모그룹인 태광그룹 계열의 일주세화학원에서 운영하는 학교인데 세화여고 출신으로 신인 드래프트 최상위권에 지명된 선수는 2013-2014 시즌의 공윤희(전체 1순위) 이후 9년 만이었다.

하지만 당시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이주아가 주전 한 자리를 확고히 지키는 가운데 베테랑 김나희와 변지수 등 비슷한 기량을 가진 미들블로커 자원이 많았다. 따라서 임혜림은 주로 원포인트 블로커로 18경기에서 18득점을 올리며 루키 시즌을 마쳤다. 2022-2023 시즌 아쉽게 챔프전 우승이 좌절된 흥국생명은 FA시장에서 김연경의 절친인 베테랑 김수지를 영입했고 임혜림은 김수지의 보상선수로 지명을 받아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은 2023-2024 시즌 최정민과 김희진으로 미들블로커 라인을 구했지만 김희진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임혜림은 김현정과 함께 최정민의 파트너로 기업은행의 중앙을 지켰다. 임혜림은 2023-2024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75득점과 함께 세트당 0.2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5일 기업은행이 이주아를 영입하면서 임혜림은 이주아의 보상선수로 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가게 됐다.

흥국생명은 핵심 미들블로커였던 이주아가 떠났고 김수지와 김나희의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미들블로커 포지션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여기에 2017-2018 시즌 신인왕 김채연은 잦은 부상으로 프로 입단 후 풀타임을 소화했던 시즌이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따라서 184cm의 좋은 신장에 기업은행으로 '배구연수'를 다녀 오면서 1년 동안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여준 임혜림이 흥국생명 미들블로커 세대교체의 중심이 돼야 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현역연장을 선언했고 FA자격을 얻었던 이원정 세터와 김미연이 잔류했으며 아웃사이드히터 최은지를 영입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다가올 2024-2025 시즌 팀을 떠난 이주아의 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아시아쿼터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등을 통한 전력보강 기회가 남아있지만 흥국생명이 이주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1년 만에 다시 핑크 유니폼을 입게 된 유망주 임혜림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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