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X''조또' 부르던 어둠의 아이유…비비 "돈 벌려고" 솔직 고백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밤양갱~”
‘밤양갱’ 떼창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린 비비의 첫 번째 팬 콘서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에서 울려퍼졌다. 장기하가 작사·작곡해 지난 2월 중순 발표한 ‘밤양갱’은 비비를 대중에 알린 메가 히트곡이다. '어둠의 아이유'란 별명을 가진 비비는 이 노래로 비슷한 시기 컴백한 아이유를 제치고 멜론·지니 등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팬 콘서트 MC를 맡은 피식대학 정재형은 “대한민국이 비비 열풍이다. 밤양갱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고 미국의 ‘코첼라’(미국 최대규모 뮤직페스티벌)에서도 ‘밤양갱’을 불렀다”고 말했다. 관객들에게 밤양갱을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비비는 이날 공연에서 ‘밤양갱’을 세 번이나 불렀다. 팬과의 듀엣 무대는 물론 본 무대와 앙코르까지, 기분 좋은 달콤함을 팬들과 나눴다. 그는 “물만 마셔도 함성이 터지는, 사랑받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거였다. 콘서트와는 다르게 인간 김형서(비비 본명)로서 여러분들을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조금 더 떨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도 잘났지만, 더 잘난 팬 덕분”
이번 공연은 팬미팅과 콘서트를 결합한 형태로 20, 21일 양일 간 2200여 명의 팬(팬덤명 '비비탄')과 함께했다. 공연명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는 2022년 비비의 첫 정규앨범 기념 콘서트 '와주시면 안될까요?'와 연결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2년 간 비비는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영화 '화란'의 주연을 맡아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했고, 그해 유명 라틴 가수 베키G와 컬래버레이션 싱글 ‘아미고스’를 발매했다. 베키G는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치킨누들수프’를 불러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비비는 또 지난 14일(현지시간) 코첼라 무대에도 올랐다.
지난 주말 열린 팬 콘서트엔 비비의 해외 팬도 많았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물론, 당일 비행기를 타고 온 팬도 있어 비비를 놀라게 했다. 비비는 “많은 나라에서 팬들이 오셨다”면서 “앞으론 점점 거만해질 수 있다. 20년 후엔 공연명을 ‘와’라고 짓겠다. 그때까지 우리 다같이 살아있자”고 농담조로 얘기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내가 잘나서인 것도 맞지만, 80%는 팬들이 만들어줬다. 멘탈이 흔들리고 때론 무너졌던 나임에도,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신다”고 팬들에 모든 공을 돌렸다.
“원래 나쁜X 부르던 사람”
비비는 팬 콘서트에서 넘치는 끼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달달한 ‘밤양갱’, ‘슈가 러쉬’, ‘사랑의 묘약’을 부르는가 하면 강렬하고 도발적인 ‘나쁜X’, ‘조또’, ‘쉬가릿’ 등도 선곡했다. 노래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비비의 표정 변화는 퍼포먼스를 한층 몰입도 있게 만들었다. 마치 연기를 하는 듯 했다.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팬과 눈을 맞추거나 손짓을 하며 교감하는 무대 매너 등도 빛났다. 관객석으로 내려와 팬의 손을 잡고 손등 키스를 하고, 자신의 볼에 팬의 손을 갖다 대는 등의 파격적인 팬 서비스도 펼쳤다.
비비는 “‘밤양갱’으로 나를 알게 된 분들은 ‘비비,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난) 원래 이런 음악을 주로 썼다”면서 “그 이유는 돈을 벌려고 그랬다. 다른 사람들이 잘 하지 않을 것 같은 (자극적인) 소재들로 노래했다. 내가 노래 쓸 때 만해도 블루오션이라 경쟁력이 있었다. 지금은 다들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는 느낌으로 ‘밤양갱’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아끼는 곡으로 데뷔곡인 ‘비누’를 꼽았다. “벌써 데뷔 6년차가 됐다. 그럼에도 때론 무섭다. ‘비누’는 그럴 때마다 ‘두렵지 않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노래다. 좋지 않은 일을 씻어낼 수도 있고, 내가 보여준 이제까지의 모습을 지워내고 새로운 모습을 꺼낼 수도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곡”이라고 밝혔다.
무대 위에서 솔직한 심경을 쏟아내는 비비를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응원했다. 공연 말미에 비비는 “요즘 곡을 많이 썼다. 더 다양한 모습과 음악을 들려드리겠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을 보기 위해 쭉쭉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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