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에 있어’는 안 있어도 된다
“그는 일에 있어서나 사랑에 있어 열정적이다”에서와 같이 흔히 쓰는 말에 ‘~에 있어(서)’가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식 표현이다. 일본어에서 ‘니오이테(において)’란 말이 자주 나오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에 있어(서)’가 된다.
이전에는 쓰이지 않던 이 말이 일제시대 들어 흔히 사용됐다는 것은 일본어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 준다. 요즘은 들어가지 않은 글이 없을 정도로 남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말에서 ‘~에 있어(서)’는 대부분 없어도 되는 군더더기 표현이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존재의 의미입니다” “마음이 열리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 삶은 고된 시련의 장일 수밖에 없다”에서 ‘~있어’는 모두 필요 없는 말로 ‘~에게’로만 해도 충분하다.
“남녀의 차이는 생리적인 것일 뿐 능력에 있어서는 대등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있어서는 확고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에서도 ‘~있어’는 불필요하다. 각각 ‘능력에서는’ ‘순간에는’으로 하면 된다.
다만 “나는 집에 있어서 바깥일은 잘 모른다”에서의 ‘어서’는 이유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로 ‘집에 있기 때문에’란 뜻이다. “돈이 없어서[없기 때문에] 결혼도 못 한다”에서의 ‘어서’와 같은 용법이며 위에서 얘기한 ‘~에 있어(서)’와는 다르다.
이처럼 사람·분야·행위·때를 막론하고 두루 쓰이는 ‘~에 있어(서)’는 글의 간결성을 떨어뜨리는 군더더기로 없어도 되거나 다른 말로 고쳐 쓸 수 있는 것이다. 일본식 표현인 ‘~에 있어(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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