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탄소 중립’ 해답은 천연가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인류 생존을 위한 탄소 중립이 시대적 과제가 됐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소비생활의 80%는 화석연료에서 에너지를 얻고 있는데, 에너지 소비는 전기 20%, 열에너지 50%, 수송 30%로 나뉜다. 에너지의 대부분이 전기라 생각하기 쉽지만, 산업용 열에너지 소비와 취사·난방·온수 등 건물 및 가정 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대부분이다. 특히 전기 생산부터 열에너지 공급까지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탄소 중립은 과도한 목표만으로는 실현되지 않는다. 에너지 전환 비용은 천문학적이고, 전환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도 야기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대량 설치하고 기술 개발도 하고 있지만, 화석연료 없는 생활 방식으로의 변화가 뒤따르지 못해 비용이 너무 커지면서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에서는 무작정 탄소 중립을 추진하기보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영국은 내연기관 퇴출을 5년 미뤘고, 독일도 10GW 천연가스 발전을 새로 추진한다. 유럽이 중시하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기준도 기업 비용이 폭등하면서 연기됐고, 러시아 배관천연가스(PNG) 대신 미국·카타르산 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셰일가스 생산을 2배 늘렸고, 중국은 최근 카타르와 다량의 장기계약을 맺고 천연가스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런 추세는 향후 탄소중립 추진에 있어 현실적으로 저탄소 에너지원인 천연가스를 전환연료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처럼 재생에너지 환경이 열악한 나라는 그 부담이 더 커서 탄소 중립이 원칙대로 이행되기 어렵다.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전기화를 진행하는 방안이 우선시될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가 가진 지리적 제약과 간헐성 때문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저탄소 기술로 전기화를 달성해야 하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천연가스 발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천연가스 발전은 탄력 운전이 가능하므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전환을 완성하는 동안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무탄소 에너지원의 경제성이 담보될 때까지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발전 방식이다.
탄소중립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만큼, 이제 인류가 저탄소에 적응하면서도 비용 증가를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천연가스 발전이며, 그러한 역할을 당분간 천연가스가 담당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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