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어삼킬 기세더니…테무 1인당 결제액은 4400원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이용자를 빨아들이고 있지만, 거래액과 1인당 결제액 규모는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에 더해 미국(아마존)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21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와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요 이커머스 결제 추정액은 쿠팡이 12조70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옥션(3조5548억원), 11번가(2조631억원), 티몬(1조8435억원), 알리익스프레스(8196억원), 위메프(7736억원) 등 순이었다. 테무는 911억원으로 조사됐다. 와이즈앱은 만 20세 이상 개인의 신용·체크카드,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을 표본 조사해 결제액을 추정한다.
같은 기간 월평균 이용자 수로 알리엑스프레스(807만6714명)와 테무(660만4169명)가 각각 국내 3위와 5위를 차지한 것과는 다른 형세다. 쿠팡(3026만5384명)이 압도적 1위인 가운데 알리는 2위 G마켓·옥션(835만9696명)을 바짝 쫓고, 테무는 4위 11번가(745만2003명)를 추격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1인당 결제 추정액에서도 하위에 머물렀다. 티몬이 16만7467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쿠팡(13만9879원)과 G마켓·옥션(13만7470원), 11번가(9만2167원), 위메프(7만3841명) 순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3만3622원, 테무는 4451원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세는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분기 알리익스프레스의 결제 추정액은 1년 전(3101억원)보다 164% 늘었다. 테무는 월 결제 추정액은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8월(10억원) 대비 지난달(463억원) 453%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는 적은 금액으로 조금씩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양사 1인당 결제 추정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과 3월을 비교하면 알리익스프레스가 3만4132원에서 4만1549원으로, 같은 기간 테무는 3451원에서 5581원으로 늘어났다. 쿠팡 역시 생필품 판매를 중심으로 성장하다가 1인당 결제액이 늘어나며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이룬 바 있다. 쿠팡이 최근 고가 가전이나 명품 등의 품목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앞서 세계 최대 이머커스 업체 아마존도 한국 직구 무료배송 혜택을 확대하면서, 국내 시장이 글로벌 플랫폼들의 격전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아마존은 일부 품목에 한해 결제 금액 49달러(약 6만8000원) 이상일 때 한국으로 무료 배송한다는 프로모션 문구를 홈페이지에 노출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비정기 프로모션으로 과거에는 99달러(약 13만7000원)가 기준 금액이었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을 덮친 C커머스가 한국에서도 영향력을 키우자 아마존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저마다 한국을 공략하니, 아마존도 한국을 규모 작고 거리가 먼 시장으로 보던 데에서 글로벌 소싱 시장으로 보게 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한국에 직진출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견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에는 수조 원을 들여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쿠팡이라는 유통 공룡이 있다”며 “먼 미국에서 돌담 옆에 또 다른 돌담을 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2021년 간접판매를 위해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그러나 11번가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마존으로부터 별다른 메시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업계는 최근 쿠팡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한 번에 3000원 가까이 인상한 배경에도 이런 자신감이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국내 플랫폼 중심으로 돌아가던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해외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들썩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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