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겨냥한 육군 미사일 부대 日 배치 보류할 듯"
미국 육군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등을 운용하는 ‘다영역부대(Multi-Domain Task Force: MDTF)’를 모두 미국과 유럽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 방안으로 일본에 MDTF를 배치하는 계획은 보류될 전망이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랜디 조지 미 육군참모총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MDTF 새 부대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미군은 서부 콜로라도주에도 MDTF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워싱턴주와 하와이주, 독일에 이미 배치된 3개 부대를 포함해 5개 부대가 모두 미국과 유럽에 배치되는 셈이다.
MDTF는 미국이 앞으로 벌어질지도 모를 중국·러시아와의 무력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2017년 창설한 부대다. 사정거리 1600㎞ 이상인 지대지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와 지상 발사형 장거리·극초음속 미사일(올해 말 운용 개시 예정, 사정거리 2700㎞ 이상)의 운용 외에도 사이버와 우주, 전자전 등 다영역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작전 능력을 가진다. 미 육군은 지난 2월 발표한 ‘육군 전력 구조 변혁’ 백서에서 2028년까지 MDTF 5개 부대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DTF 배치에 日 신중한 자세
당초 미군은 중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이나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MDTF 새 부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지난해 6월 한 인터뷰에서 MDTF를 일본 오키나와(沖縄)에 배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론상으로는 매우 유효하다. (오키나와현에 2025년까지 배치되는) 미 해병연안연대(MRL)를 보완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이니치는 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 하지만 MDTF 배치에 대해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미국이 국내 배치로 방침을 전환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콜로라도·워싱턴·하와이주에 있는 3개 부대에 인도·태평양 지역 대응을 맡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만료된 2019년까지 사거리 500~5500㎞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을 보유하지 않았다. 따라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1500발 이상 보유한 중국과 전력 차가 커졌다.
MDTF의 일본 배치가 보류됨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과의 합동훈련, 다자훈련을 통해 MDTF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지에 일시적으로 전개하면서 억제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11일 필리핀과 합동 훈련에서 1987년 INF 체결 후 처음으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발사 장치를 필리핀에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니치는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지면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전력으로) 전선을 공수하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을 사거리에 담는 지역에 상시 배치해 지상에서 운용하는 경우에 비하면 즉각 대응 능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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