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국주의’ 새 타깃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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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의 타깃이 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부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번 작품이 일본인 등장인물을 동정적인 시각에서 그리며 전쟁의 희생자로 묘사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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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의 타깃이 됐다. 이 작품은 이달 초 중국에서 개봉해 7억 위안(약 133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리며 흥행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부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번 작품이 일본인 등장인물을 동정적인 시각에서 그리며 전쟁의 희생자로 묘사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평소 ‘전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해왔지만, 전쟁에 대한 반성이 충분하지 않은 이 작품을 보면 그것도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군의 도쿄 공습으로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전투기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전쟁에 기여한 죄책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한 소년의 초현실적인 모험을 담은 작품이다.
중국에서 지난 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일까지 6억9300만 위안의 수익을 올리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중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영화 리뷰사이트인 더우반에서 평점은 10점 만점에 7.7점에 그쳤다. 8~9점을 받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 낮은 점수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영화 블로거는 “이 영화는 뻔뻔하게도 일본을 전쟁의 희생자로 포장하고 일본이 왜 폭격을 당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전쟁을 반성하는 데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썼다.
웨이보에 53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다른 인플루언서는 “일본 국민도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그것은 전쟁에서 패했기 때문”이라며 “고통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일본의 침략을 받은 다른 나라들이 훨씬 더 큰 고통을 겪었다. 당시 일본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집권한 것은 일본 국민의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본토에 기반을 둔 정치학자는 익명으로 “지난 10년간 일본에 대한 일부 비판은 포퓰리즘과 극좌주의 부활의 일환으로 더 극단적으로 됐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10년이나 20년 전이라면 아무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이런) 각도로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는 극단주의적이고 좌파적인 견해를 가진 일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판단하는 것을 보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더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역사 인식 통제가 “역사의 객관적인 표현을 해치고 민족주의 정서를 강화한다”는 점을 들었다. 중·일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면 극단주의적 인식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 설립자로 ‘모노노케히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명작을 다수 남겨 최근 미국 타임지에서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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