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극장 역전골' 이승우는 왜 춤추지 않고 90도 인사를 했을까

김희준 기자 2024. 4.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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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후반 추가시간 5분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뒤 평소처럼 춤을 추는 대신 가변석의 팬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제주가 주중 코리아컵에서 '137분 혈투'를 벌였음에도 초반부터 강하게 수원FC를 압박했고, 전반 12분에는 혼전 상황 속 집중력을 발휘해 여홍규가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마침 홈경기인 데다 극장골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승우의 춤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승우는 춤을 추는 대신 가변석에서 기뻐하는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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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왼쪽), 이승우(오른쪽, 이상 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이승우는 후반 추가시간 5분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뒤 평소처럼 춤을 추는 대신 가변석의 팬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를 치른 수원FC가 제주유나이티드를 2-1로 꺾었다. 수원FC는 시즌 첫 2연승을 거두며 리그 4위(승점 12)로 올라섰다.


이날 수원FC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제주가 주중 코리아컵에서 '137분 혈투'를 벌였음에도 초반부터 강하게 수원FC를 압박했고, 전반 12분에는 혼전 상황 속 집중력을 발휘해 여홍규가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수원FC도 좋은 기회를 몇 차례 맞을 수 있었으나 지나친 신중함 때문에 패스나 슈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승우가 들어오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확히는 김은중 감독의 적극적인 용병술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승우와 지동원은 경기에 투입되면서 적극적인 압박과 드리블, 연계로 상대에 부하를 걸기 시작했다. 여기에 발빠른 윙어 이광혁이 미드필더 정승원 대신 투입되면서 수원FC가 총공세에 돌입했다. 이때 즈음 제주 선수들이 서서히 체력 한계에 봉착해 움직임이 굼떠져 수비벽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날 이승우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용의 동점골은 그 자체로 운이 많이 따라준 득점이라 도움으로 계산하기 미안한 수준이지만, 적어도 역전골은 이승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냈다. 이승우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견제를 이겨내고 드리블한 뒤 골라인 근처에서 크로스를 보냈다. 이것이 최영준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승우는 과감한 슈팅으로 김동준 골키퍼를 뚫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이승우(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침 홈경기인 데다 극장골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승우의 춤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승우는 춤을 추는 대신 가변석에서 기뻐하는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이후에도 따로 춤을 추지는 않고 벤치 쪽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이승우는 경기 후 자신이 왜 춤을 추지 않았는지에 대해 밝혔다.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며 운을 뗀 뒤 "수원은 집 같은 곳이고, 캐슬파크는 어느 곳보다 편안함이 있다. 수원에서 뛸 때만큼은 보여주고 싶고, 경기장 안에서 제 역할을 하고 싶다. 이번 시즌 들어와서 많이 보여주지 못했고,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감정 속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항상 내가 잘하든 못하든, 팀이 이기든 지든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기도 했다"며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이어 "개인적으로 자존심도 정말 많이 상한다. 수원FC 팬들에게 죄송하기도 하다. 말 못한 많은 감정이 있다. 오늘은 세리머니를 팬들과 같이 즐겼어야 했는데 컨트롤을 잘 하지 못했다"며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춤을 추지 않아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래도 이승우 나름 뜻깊은 세리머니를 했다. 3년 동안 함께 했던 매니저와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어 함께 이를 기념했다. 이승우는 "마지막에 매니저 분과 세리머니를 했다. 이번 주에 다른 부서로 옮긴다. 그분과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추억이 있는 분과 세리머니를 했던 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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