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이적 'FA 대이동'... 신한은행은 실속 차렸다

양형석 2024. 4. 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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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19일 멀티플레이어 최이샘과 포인트가드 신이슬 영입

[양형석 기자]

19일 오후 5시 여자프로농구 FA 2차 협상기간이 끝났다. 1차 협상을 통해 4명의 선수가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2차 협상에서는 남은 15명 가운데 11명의 선수가 새 팀을 고르거나 원 소속 구단에 잔류했다. 우승 9회 경험의 베테랑 가드 박혜진과 2022-2023 시즌 득점 1위 김소니아를 영입하고 '어시스트 여왕' 안혜지를 잔류시킨 지난 시즌 최하위 BNK 썸이 2차 협상에서 가장 돋보였던 팀으로 꼽힌다.

반면에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우리WON은 박혜진이 BNK, 최이샘이 신한은행 에스버드, 나윤정이 KB스타즈로 이적한 데 이어 박지현마저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졸지에 우승을 이끌었던 주전급 선수 4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이다. 제 아무리 2013-2014 시즌부터 11시즌 연속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던 '절대강자' 우리은행이라도 주전 4명이 빠진 다음 시즌에는 큰 고전이 예상된다.

BNK와 우리은행이 WKBL의 FA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가운데 비교적 조용하지만 알찬 전력보강에 성공한 팀이 있다. 우리은행의 멀티플레이어 최이샘을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3억5000만원(연봉3억원+수당5000만원),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포인트가드 신이슬을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1억5000만원(연봉1억2000만원+수당3000만원)에 영입하며 2024-2025 시즌을 위한 실속 있는 보강을 마친 신한은행이다. 

에이스 김소니아 떠난 후 FA 2명 영입
 
 스몰 포워드부터 센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최이샘은 활용도가 매우 높은 선수다.
ⓒ 신한은행 에스버드
 
최근 두 시즌 동안 신한은행은 '김소니아의 팀'이었다. 2022년5월 김단비의 보상선수로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김소니아는 2022-2023 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전해 18.87득점9.4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보상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소니아는 신한은행이 봄 농구 진출에 실패한 이번 시즌에도 16.50득점9.07리바운드의 성적으로 득점과 리바운드, 3점슛(56개)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소니아는 지난 18일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4억 원을 제시한 BNK로 이적했다. 물론 신한은행 입장에서도 김소니아는 반드시 필요한 에이스지만 김소니아는 우리은행 시절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박혜진과 자신에게 정확한 패스를 찔러 주면서 손쉬운 득점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패스마스터' 안혜지가 속한 BNK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김소니아의 이적은 신한은행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 팀 내 득점 2위가 8.47점의 구슬일 정도로 뛰어난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드물다. 노장 포인트가드 이경은은 전성기 시절에도 동갑내기 김정은(하나원큐)처럼 많은 득점을 올리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평균 12득점을 기록했던 김진영은 이번 시즌 35.2%의 '2점슛' 성공률과 42.2%의 자유투 성공률에 허덕이며 7.7득점으로 부진했다.

이번 시즌 4위 하나은행이 국가대표 센터 진안을 영입했고 BNK가 박혜진, 김소니아와 FA계약을 체결한 것도 신한은행에게는 악재다. 아무리 코트에서 뛸 수 있는 가용자원이 많다 해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면 결코 강 팀이 되기 어렵다. 결국 신한은행은 FA 2차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19일 포인트가드 신이슬과 멀티플레이어 최이샘을 영입하고 포워드 김아름과도 재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단비와 김소니아라는 걸출한 에이스에게 의존했던 신한은행은 2024-2025 시즌 이번 시즌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출전시간을 나눠 경기를 치르게 될 것이다. 박지수가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면 KB스타즈의 전력은 여전히 강할 것이고 전력을 확실하게 보강한 BNK와 하나원큐도 약진이 예상된다. 하지만 알토란 같은 전력보강에 성공한 신한은행 역시 결코 만만한 팀이 되진 않을 것이다. 

활용도 높은 최이샘과 잠재력 큰 신이슬 가세
 
 2000년생 젊은 포인트가드 신이슬은 신한은행에서 보내게 될 3년이 매우 중요하다.
ⓒ 신한은행 에스버드
 
2019-2020 시즌을 끝으로 WKBL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되면서 정통센터가 없었던 우리은행은 큰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182cm의 포워드 최이샘이 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면서 팀의 궂은 일을 책임졌고 그 덕에 우리은행은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최이샘은 이번 시즌 봄 농구 8경기에서 9.6득점6.4리바운드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39.4%(13/33)의 고감도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다.

신한은행의 구나단 감독 역시 김단비가 팀을 떠났을 때부터 최이샘을 탐냈다고 할 정도로 최이샘의 영입을 크게 반겼다. 특히 최이샘은 신한은행이 스몰라인업을 가동할 때는 센터를 소화할 수 있고 189cm의 장신센터 김태연이 코트에 나오면 4번 역할을 맡으며 코트를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신한은행에 최이샘이 가세하면서 구나단 감독의 선수활용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프로 입단 후 네 시즌 동안 윤예빈,이주연 등의 백업 역할을 소화하던 신이슬은 2022-2023 시즌 이주연과 키아나 스미스의 부상 이후 주전으로 도약해 이번 시즌에도 삼성생명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7.23득점과 32개의 3점슛도 데뷔 후 최고성적이었지만 3.93개의 어시스트(6위)와 1.60개의 스틸(4위)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외곽슛에서는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성장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포인트가드임에 분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 강계리가 3.58어시스트, 이경은이 2.93 어시스트,김지영이 2.77어시스트,김진영이 2.40어시스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경기를 조율하는 확실한 주전 포인트가드가 없었다. 물론 신이슬이 신한은행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해 삼성생명 시절만큼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갈 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신이슬에게 신한은행에서 보내게 될 3년은 그녀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도약할지 평범한 선수로 머물게 될지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한편 박혜진과 최이샘, 나윤정의 이적을 막지 못한 우리은행은 FA 2차 협상기간이 끝나기 전에 박혜미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9000만원, 심성영을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1억2000만원에 영입했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이번에 영입한 FA 선수들과 BNK, 신한은행으로부터 지명하게 될 2명의 보상선수, 그리고 2024-2025 시즌에 처음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선수를 중심으로 다음 시즌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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