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퇴출감"…여성 주심 밀친 프로선수, 구단이 대신 사과

정혜정 2024. 4. 19. 22: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중 주심을 밀치는 K리그2 전남 드래곤즈 수비수 김용환(왼쪽). 사진 소셜미디어 캡처

K리그2 전남 드래곤즈는 19일 소속 선수 김용환이 경기 도중 여성 주심을 강하게 밀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부적절한 행동에 실망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전남 드래곤즈은 이날 "선수 본인의 진술 및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영상을 세밀하게 검토한 결과 프로선수로서 본분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용환은 지난 14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K리그2 7라운드 홈경기에서 상대 팀 노경호와 볼 경합을 하다 반칙 판정을 받은 뒤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제지하는 주심을 강하게 밀쳤다.

당시 주심은 여성인 박세진 심판이었다. 김용환이 흥분한 채로 다가와 박 심판을 양손으로 거칠게 밀치자 박 심판은 그 자리에서 휘청이기도 했다. 이에 부심도 달려와 김용환을 제지했다. 상대 선수에게 반칙을 범하고 주심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김용환은 경고 한 장만을 받았다.

경기 후 소셜미디어에는 "대체 어떤 선수가 주심한테 이렇게까지 화풀이를 하냐", "주심이 여자면 밀쳐도 되나? 남자축구 수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파울하고 상대 선수와 싸우기 위해 심판을 밀치는 게 말이 되나. 중징계 내려야", "리그 퇴출감", "강약약강 그 자체" 등 비판 의견이 잇따랐다.

전남 드래곤즈는 이날 "박세진 심판과 노경호 선수에게 깊은 위로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 여러분과 실망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구단은 이미 선수단에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구성원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또한 앞으로도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해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단 모두가 프로선수로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또한 K리그 일원으로서 책임감과 존중을 통해 한국 프로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 중엔 경고만 받았던 김용환에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활동 정지 조치를 내렸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날 "경기 중 주심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김용환에 대해 K리그 공식 경기 출장을 14일간 금하는 활동 정지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용환은 이번 주말 열리는 K리그2 8라운드부터 나설 수 없게 됐고, 상벌위 징계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다음 주 상벌위원회를 열어 정식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