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엄마 언제 돌아가세요?"…의사 민망해진 날 생긴 일

이경희 2024. 4.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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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을 지키는 자식은 따로 있다


환자가 곧 숨을 거둘 것 같았다. 급히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환자 가까이 살던 막내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자녀들은 모두 각자의 일상을 팽개치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엄마… 엄마… 자식들은 울며 엄마 곁을 지켰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그토록 보고 싶던 자식들이 한데 모이자 할머니는 기운이 났는지 오히려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시간은 계속 흘렀고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던 자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시 올게, 네가 수고 좀 해줘라’, 하며 막냇동생에게 뒤를 부탁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평소에 늘 엄마와 함께 있던, 막내딸만 남게 되자 할머니는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쩌면 부모가 임종을 보여주는 자식은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다.

떨어질 줄 알았는데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 챗GPT와 DALL-E를 활용한 AI 일러스트.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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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언제 돌아가세요?” 의사 민망해진 그날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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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편한 죽음, 가족을 위한 죽음


자다가 편안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그분도 그랬다. 평소에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했고 깔끔한 성격이었다. 환자가 평소 뜻대로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수 있지요? " 그의 딸은 계속 묻고 또 따져 물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환자는 생전에 호스피스 상담도 하고 임종기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가족에게는 한마디도 안 했던 모양이었다. 자식들이 걱정할까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자녀들에게는 회한만 남기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달리 생각해 보면 자녀들을 위해서는 자다가 갑자기 죽어서는 안 되고, 어느 정도 아프다가 작별할 여유를 좀 주고 떠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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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팔팔이삼사’가 최고일까…딸은 노모 죽음 못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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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다 주장하는 가족이 더 모른다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지를 정하기 위해 보호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버지는 어떻게 하기를 원하셨을까요?”
여기 선뜻 대답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내가 관찰해온 바로는 아버지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할수록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한 가족일수록 대화를 나누다 보면 환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놀라곤 했다. 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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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런 사람이었어요?” 암 진단 뒤 딸에게 온 ‘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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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서도 타인을 돌아볼 여유


이대로 암이 나빠지다가는 다음 주에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환자의 아들은 끝내 울었다.
남들은 손주들 안아주며 행복하게 잘 사는데… 왜 우리 엄마만은 허락되지 않는 걸까요?
‘남들은’이라는 단어에서 멈칫했다. 당장 그 병실에도 그의 어머니와 같은, 혹은 더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있었다. 급기야 아들은 나를 원망했다. 병원이 잘못하지 않고서는 내 어머니만 이렇게 나빠질 리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지독한 슬픔이나 고통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은 타인의 아픔을 인식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나는 절규하는 그를 보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그가 이토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근본적 이유는 그의 어머니 몸속의 독한 암 덩어리가 아니라, 자신에게는 절대 이 같은 고통이 있을 리 없다고 여겼던 그 믿음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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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행복한데 왜 엄마만”…아들이 불행한 이유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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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살아내다 : 가깝고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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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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