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뇌부 겨눈 '하늘의 암살자' 리퍼 떴다…한미훈련서 첫 공개

박현주 2024. 4. 19. 16: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일 정오, 공군 군산기지 활주로에 들어서자 각종 계측 장비와 연결돼 출격 전 점검을 하는 미 공군의 무인공격기 MQ-9 리퍼가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MQ-9 리퍼가 한·미 훈련을 통해 취재진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김정은 정권의 수뇌부를 직접 겨냥하면서 대북 경고의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다.
공군은 지난 12일부터 군산기지에서 미 공군과 함께 연합공중훈련인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을 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서해 상공에서 한미 전투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공군.


"TEL 모의표적 타격 훈련"


활주로 남쪽으로 멀리 새만금의 상징 고군산대교의 현수교 구조물이 보였고 그 앞으로 섬광을 내며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가 날아왔다. 전투기들은 군산 기지 위를 한 바퀴 선회한 후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이어 미 공군의 F-16 전투기들이 연이어 날아들었다. 전투기들은 착륙하려다 기체를 좌우로 흔들더니 추력을 높여 굉음을 내며 취재진의 머리 위를 스치듯 지나갔다. 이런 퍼포먼스를 서너 차례 반복한 후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이들 한·미 공군 전투기들은 이날 오전 이륙해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공대지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지로 복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은 지난 12일 시작해 오는 26일까지 이어지는 '2024년 연합편대군 종합훈련(KFT·Korea Flying Training)'의 일환이다.

공군 관계자는 "군산 기지로 복귀한 전투기들은 필승사격장에서 적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모의표적을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전투기들은 먼저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으로 획득한 표적을 최단 시간 내 타격해 적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무력화하는 긴급항공차단(X-INT) 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3대가 공중에서 집결해 필승사격장에 적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로 모의된 표적을 향해 정밀유도폭탄(GBU-12)을 투하, 명중시키며 정밀타격 역량을 선보였다.
공군은 지난 12일부터 군산기지에서 미 공군과 함께 연합공중훈련인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을 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서해 상공에서 한미 전투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공군.


"하루 평균 100회 출격"


잠시 적막했던 군산 기지 위로 한국 공군의 FA-50, KF-16, KA-1 항공기와 미 공군의 A-10 항공기들이 줄지어 날아들었다. 대규모 '방어제공훈련(DCA)' 등을 마치고 복귀하는 전력들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훈련 기간 한·미 공군은 항공차단(AI), 방어제공(DCA), 긴급항공차단(X-INT), 근접항공지원(CAS) 등 다양한 전술 훈련을 하면 하루 평균 100회 정도 출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무를 마친 항공기들의 착륙이 마무리되자 이번엔 활주로 북쪽 끝에서 미 해병대의 F-35B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4대의 F-35B 전투기가 줄지어 유도로를 따라 취재진 앞을 지나 활주로 남쪽 끝으로 이동했고, 잠시 후 우렁찬 엔진음으로 토해내며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 올랐다.


리퍼 공개 처음…北 수뇌부 겨냥


그 뒤를 따라 무인공격기 MQ-9 리퍼도 소리 없이 하늘로 사라졌다. 정밀유도 폭탄(GBU-12)으로 적 지상 전력으로 가정한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후 출격한 F-35B와 MQ-9 리퍼가 유무인 복합 작전을 통해 적의 지대공 위협 무력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MQ-9 리퍼의 훈련 장면이 한·미 훈련에서 취재진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자체 무장을 갖춘 리퍼를 2018년 극단주의 테러 집단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 2020년 1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등을 암살하는 작전 등에 투입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국 공군 KF-16 2대와 F-15K 1대, 미 공군 F-16 2대와 미 해병대 F-35B 1대가 다수의 저·고속기와 순항미사일, 무인기 등의 동시 침투에 대응하는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한 훈련에서 4·5세대 전투임무기 간 통합 임무 수행능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공군 F-35A가 19일 강원도 필승사격장 열린 한미 연합 실사격훈련에서 지상 표적을 향해 GBU-12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공군.


"즉강끝 구현 만전"


한국 측 훈련통제반장인 이상택 29전대장(대령)은 "한·미 공군은 적 도발 시 즉각 격퇴할 수 있도록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하고 있다"며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 행동하는 군' 구현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측 훈련지휘관인 마이클 맥카시 미 8전투비행단 작전전대장(대령)은 "한·미 공군이 적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격퇴할 수 있는 강력한 연합 전력을 현장에서 현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군 F-35A 조종사 김성준 소령은 "한·미 조종사 간 긴밀한 팀워크를 실감했다"며 "실전 훈련을 거치며 어떠한 적의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대적 필승의 자신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미 해병대 F-35B 조종사 저스틴 헨리 대위는 "다른 나라의 비행장에서 다른 항공기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상호운용성이나 연합 작전 능력을 향상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특전사, 공중침투훈련


한편 19일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전날 경기도 오산 비행장에서 한·미 특수작전 부대가 연합 공중침투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공중으로 목표지역에 침투해 가상의 표적을 제거하는 훈련으로 역시 북한 정권 수뇌부를 겨냥하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육군과 주한미군의 특수전사령부 장병 260여명이 참여했고, C-17과 C-130J, C-130H, CN-235 등 수송기 8대가 투입됐다.

한·미 특전대원들이 지난 18일 경기 평택시 오산비행장에서 열린 연합공중침투훈련에서 강하를 실시하는 모습. 육군.

군산=국방부 공동취재단·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