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YTN을 무지막지한 방식으로... 언론계 시급한 문제 많아"

이영광 2024. 4. 19. 15: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노종면 인천 부평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이영광 기자]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당선자(인천 부평구갑)가 세월호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인천광역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묘지 내 세월호 일반인희생자 추모관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일반인 희생자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 장악에 맞서 싸웠던 노종면 전 YTN 기자가 22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인천 부평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노 당선자는 55.19%를 얻어, 44.8%를 득표한 국민의힘 유제홍 후보를 꺾었다. 

노종면 당선자는 YTN 기자 출신인 만큼 총선 출마 선언 당시부터 언론 개혁에 대한 의견을 밝혀왔다. 당선 소감과 함께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 할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고자 지난 16일 노종면 당선자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

- 당선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려요. 

"일단 일할 기회를 유권자들께서 주신 거라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고요. 제가 여러 가지 약속을 수백 번 한 것 같은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기자로 취재하며 선거를 보는 것과 직접 선수로 뛰는 건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제가 하는 행동, 하는 말 하나하나 다 책임져야 될 부분들이라 취재할 때 본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르고요. 저는 감정의 기복을 잘 안 느끼려고 스스로 노력하는데요. 그럼에도 선거하는 내내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이런 약속을 해도 되나' 그런 책임감을 굉장히 강하게 느꼈습니다."

- 인천 부평 갑 주민들이 노 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제가 경쟁했던 후보보다 지역 사정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시의원부터 시작해서 부평이라는 지역사회에 오래 밀착해 있었던 분이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선택해주신 건,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에 결부가 돼 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선거운동 내내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하나도 안 하려고 했고, 그 부분은 이행했다고 보거든요. 선거 막판에 지지 호소를 해야 된다는 우리 캠프 내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거 막판 한 일주일 정도 대부분의 시간을 투표율 높여달라는 호소로 일관했습니다."

"언론 분야 문제 산적... 논의 기구 만드는 게 최우선"

- 기자 출신이니 언론 관련 의정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있나요.

"저도 제 바람대로 된다면 과방위에 가고 싶죠. 어느 상임위에 배속이 되든 저는 언론 개혁과 관련된 분야에서 정책을 제안하고 그게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생각입니다."

- 가장 시급한 게 뭘까요?

"시급한 문제가 많은 게 언론 분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방통위가 여전히 비정상적이라 제도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이미 드러내놓은 상황이고요. 그 다음에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는 법안이 통과됐을 정도로 공론장에 나온 지 오래됐잖아요. 그 문제에 대한 대안도 시급하고 또 YTN을 무지막지한 방식으로 민간에 팔아넘긴 문제 등 산적한 일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죠. 그러나 모든 걸 한 방에 다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존재하지 않죠.

이번에 언론계에서 제안해 준 10대 과제가 있고 저도 그걸 유심히 봤습니다. 그 중에 언론 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어요. 저는 그걸 최우선으로 실현해 내고 싶습니다. 그럼 그 기구에서 우선순위 정하고 대안 만들고 정책 이반하고 실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난 1일 김백 YTN 사장이 취임했습니다. 

"김백씨는 저희 해고 사태의 주역 중 한 명이고요. 언론계에서 퇴출돼야 마땅한 사람이 보도 전문 채널의 사장으로 들어온 거잖아요. 이게 언론 퇴행의 극단적인 단면이라고 봐요. 유진이라는 자본이 승인 받기 위해서 별의별 얘기 다 했지만 그게 다 새빨간 거짓말이고 언론을 운영할 기본 소양이 안 갖춰져 있는 나쁜 자본이죠. 윤석열 정권의 수준하고 닮아 있어서 낙찰을 받은 것이 아닌가 판단합니다."

- 당 이야기 해보죠. 민주당이 위성정당까지 포함하면 175석 얻었고 범야권은 192석을 얻었죠. 21대와 여야 의석은 비슷하지만, 민주당으로만 보면 5석 줄어든 것은 사실인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그게 선거에 대한 평가의 대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고요. 절대 과반 의석을 줬다는 의미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고요. 더 나아가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범야권의 의석수가 200석에 육박하는 이런 상황을 야권이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대단한 민심 표출의 결과라고밖에 설명이 안 되죠. 200석 기대해서 혹시 실망 하신 분들도 있을 수 있죠.

근데 저는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가 결부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수치예요. 언론도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언론이나 이구동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행태에 대한 비판을 최소 몇 달간 해왔죠. 그랬음에도 반성과 노선 수정이 전혀 없는 이 정부에 대해서 민심이 결국은 회초리를 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결과를 다음 국회 그리고 우리 정치권이 어떻게 받들어야 하나에 신경 써야 된다고 봅니다."

- 민주당이 잘 해서라기 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세요?

"반사이익만으로 이 정도 결과가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요. 민주당이 그렇다고 다 잘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민주당의 이러저러한 노력이 언론이나 평론가에게 너무 과소평가 된 것은 아닌가 해요. 또 한 가지 민주당의 잘못이 너무 과대 포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어떤 면에서요?

"대표적으로 3월 초에 공천 과정을 갈등과 잡음으로 몰아갔죠. 모르겠어요. 어떤 비판 지점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두둔할 이유도 없고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판단이 있습니다만 그걸 싸잡아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너무 못한다. 국민의힘은 조용하고 민주당은 너무 시끄럽다'란 평가들이 합당한가란 거죠. 종합적으로 보면 다 잘 잘못이 있겠지만 특히 민주당의 잘못은 뻥튀기가 되고 민주당이 나름대로 노력했던 부분들은 지나치게 과소평가 됐다고 봅니다."

- 민주당 공천 과정 중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 않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그걸 언론에 대고 세세하게 평가하기는 싫어요. 그러려면 254개 지역구 하나하나 여야 다 따져보면 좋겠고 대표적으로 이렇다고 하자면 끝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반적인 틀에서 새로운 인물은 국민의힘보다 훨씬 많았죠. 물론 그 새로운 인물이 의정활동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죠. 하지만 유권자들이 그런 변화의 시도 자체를 평가해 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후보자 전반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국민의 힘보다는 높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합니다."

- 총선 화제의 당선자 중 한 명이 서울 도봉 갑 김재섭 당선자예요.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당선되기도 했지만, 김 당선자는 내부 쓴소리도 해요. 근데 민주당 당선자 중엔 다른 의견 말할 만한 사람이 안 보인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전 이것도 대표적인 프레임이라고 봐요. 국민의힘이 내부에 어떤 언로가 트여 있고 쓴소리를 하는 구조라면 정부 여당이 이 지경으로 됐겠습니까? 그게 안 되니까 지금까지 끌려왔죠.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를 비교할 기준이 지금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에요. 둘 다 비슷한 정도의 수준일 때 내부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나오는 게 이유 되는 거죠. 근데 한쪽은 망가져 있고 한쪽은 문제는 있는데 어떻게 해볼까란 거라면 망가진 쪽에서 쓴 소리가 더 나와야 되는 게 맞잖아요. 비교 대상이 제대로 제시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례를 가지고 '이 사람은 쓴소리 했는데 당신 당에는 있냐 없냐'가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왜 민주당 내에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총선 관련 윤 대통령 입장, "형식 내용 다 낙제점"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초선 당선자들이 15일 오후 서울시청앞 이태원참사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 후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당선자가 유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21대와 22대가 딱 끊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2대 국회가 이런 구성으로 출발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는 윤석열 정부의 의회 무시라고 봐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난발하면서 야당만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라 국회 의결 자체를 완전히 무시해 버린 부분에 대해서 국민적인 분노가 표출된 것이 이번 총선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대통령에 의해 거부당한 여러 가지 법안들 가운데 우선순위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채 상병 특검법 시기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한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일단 채 상병 특검은 사안으로만 놓고 보자면 이태원 참사 법안과 같이 국민의힘에서도 동의 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라고 봐요. 이태원 참사의 경우 제의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건 21대 회기에 해야 되는 부분이죠. 또 유가족들도 강하게 그걸 바라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민주당도 그 의견을 받아서 국민의힘과 협상이나 설득 단계로 나아갈 거라고 봐요. 그리고 채 상병 특검은 패스트트랙에 올라와 있는 법안이잖아요. 그건 아직 제가 우리 당이 어떤 입장인지 확인 못했어요. 저는 조금 더 의견을 모아서 22대의 첫 번째 법안으로 상징성을 부여해서 하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늘(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 밝혔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형식 내용 다 낙제점입니다. 총선 결과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사 쇄신이 필요한 시점에 거론되는 사람들이 이동관, 원희룡 이런 사람들입니까? 윤석열 정부의 인력 풀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난 2년간의 각종 인사를 통해서 드러나긴 했지만 총선 참패에 대한 제1 책임자가 대국민 입장을 발표하는 것도 국무회의에서 간접적으로 (하다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 어떤 국회의원으로 국민에게 기억되고 싶나요?

"정책 잘 만들고 설득 잘한다는 게 실행력의 바탕이라고 생각해요. 내용이 좋아야 되고 아무리 좋은 내용도 설득을 잘해야 실행이 되잖아요. 전반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정치인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믿을 만하고 맡겨 놨더니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게재 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