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뉴 클로저' 강하게 키우는 염갈량…"위기 이겨내야 다음이 있다" [잠실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4. 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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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즌 LG 트윈스의 마무리 보직을 맡은 우완 유영찬.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의 두 차례 블론 세이브에도 흔들림 없이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유영찬이 마무리 투수로 가는 길에 있어서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LG 트윈스는 지난 1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말 안익훈의 끝내기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에 힘입어 6-5로 이겼다. 2연승과 함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는 의미가 큰 '1승'이었다.

다만 승리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마무리 유영찬이 LG가 5-3으로 앞선 9회말 선두타자 대타 김민성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게 시발점이었다. 유영찬은 후속타자 이정훈에 곧바로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유영찬은 스코어가 5-4로 좁혀진 가운데 일단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롯데 4번타자 전준우까지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LG의 승리까지는 아웃 카운트 단 한 개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유영찬은 2사 3루에서 최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제구가 갑자기 급격하게 흔들렸다. 박승욱에게는 원 볼 투 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도 내리 볼 3개를 던지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2024 시즌 LG 트윈스의 마무리 보직을 맡은 우완 유영찬.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의 두 차례 블론 세이브에도 흔들림 없이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유영찬은 손호영과 승부에서도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넣지 못했다. 원 스트라이크에서 2구부터 5구까지 모두 볼만 던졌다. 밀어내기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유영찬의 등판에 앞서 불펜 필승조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롯데가 마무리 김원중, 셋업맨 최준용 카드를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면 LG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유영찬은 일단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정보근을 범타 처리하고 역전을 막아냈다. LG 타선도 9회말 롯데 김원중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따내면서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었다.

특히 9회말 무사 만루에서 안익훈의 얕은 외야 뜬공 때 3루 주자 박해민이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끝내기 결승 득점을 만들면서 LG는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2024 시즌 LG 트윈스의 마무리 보직을 맡은 우완 유영찬.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의 두 차례 블론 세이브에도 흔들림 없이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염경엽 LG 감독은 이튿날 "박해민의 주루 플레이가 여럿을 살렸다. 특히 유영찬을 살려냈다"고 웃으면서 "전날 경기는 유영찬이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우승의 영광을 맛봤다. 올 시즌도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오프시즌 전력 출혈이 컸다. 셋업맨 좌완 함덕주가 수술로 이탈한 데 이어 마무리 투수 고우석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필승조 핵심 2명을 한꺼번에 잃고 개막을 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 고우석'으로 고민 없이 유영찬을 낙점했다. 유영찬은 1군 데뷔 시즌을 치른 지난해 67경기 68이닝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LG 통합우승에는 유영찬의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140km 후반대 직구를 공격적으로 뿌리는 유영찬의 피칭 스타일이 클로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유영찬 역시 마무리 보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유영찬은 개막 후 10경기에서 9⅓이닝 3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확실한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블론 세이브가 벌써 두 차례나 나온 데다 피안타율 0.293,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까지 1.71로 좋지 않다.

2024 시즌 LG 트윈스의 마무리 보직을 맡은 우완 유영찬.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의 두 차례 블론 세이브에도 흔들림 없이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염경엽 감독은 일단 "사람이 긴장하게 되면 하체부터 풀린다. 이걸 컨트롤 하느냐 못 하느냐가 마무리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린다"며 "유영찬은 이번 경기(4월 17일 롯데전)에서 처음 경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유영찬이 지난해처럼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교체해 줬을 거다. 그런데 이제는 세이브 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팀의 상징적인 위치에 있다"며 "거기서 마무리를 해줘야만 다음에도 유영찬이 버텨낼 수 있기 때문에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 때문에 유영찬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투수 교체를 뒤로 미뤘다는 입장이다. 당장의 1경기보다 유영찬이 마무리 투수로 등판할 10경기, 20경기, 30경기 이상을 내다봤다.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을 위기 때 바꿔주면 (고비에서 버텨 내는) 경험을 못한다. 이겨내야만 다음에도 힘이 생긴다"며 "어쨌든 유영찬이 역전을 안 당하고 버텼기 때문에 지난 17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유영찬에게는 전부 다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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