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모두 놓친 우리은행, 우승 후 최약체 되나
[박영우 기자]
▲ 지난달 16일에 열린 삼성생명과의 2023-24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우리은행의 박지현, 나윤정, 박혜진(왼쪽에서 오른쪽 순)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 세 선수들은 다음 시즌 우리은행에서 볼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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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6일에 열린 삼성생명과의 2023-24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우리은행의 최이샘이 레이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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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2차 협상 기간인 18일 FA이적 소식이 대거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모두 우리은행과 연관된 이적이다. 첫 신호탄은 BNK썸이었다. 2009년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으며 '또치'라는 별명까지 얻은 박혜진이 BNK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김단비의 보상선수로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뒤 이번 시즌 평균 득점 5위 등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김소니아도 박혜진과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BNK는 김소니아가 계약기간 3년에 보수 총액 4억 원(연봉 3억 원, 수당 1억 원), 박혜진이 계약기간 3년에 보수 총액 3억 2000만 원(연봉 2억 7000만 원, 수당 5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맹활약했던 나윤정도 우리은행을 떠나 KB스타즈로 이적했다. KB스타즈는 계약기간 3년에 연간 총액 1억 3000만 원(연봉 9000만 원·수당 4000만 원)의 조건으로 나윤정을 안았다. 2017년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이번 시즌 26경기, 평균 25분 28초를 뛰는 동안 7.2점의 평균 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나윤정은 절친인 박지수와 함께 코트를 누비게 된 것이다.
동시에 우리은행에서 식스맨을 거쳐 주전 자리를 꿰찼던 최이샘의 이적도 거의 유력한 상태이다. 행선지는 신한은행이다. 2013년 1라운드 2순위로 프로에 입성한 최이샘은 2014년 실업 구단인 대구시청에서 잠깐 뛰었던 것을 제외하면 박혜진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의 원클럽맨이다. 특히 이번 시즌 프로생활 통틀어 최다 평균 출전 시간(30분 32초)과 최다 평균득점(11.3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기도 했다.
FA 1차 협상 기간이 끝난 이후 해외진출을 선언하며 임의해지된 박지현을 포함하면 무려 4명의 핵심 선수가 우리은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은행으로써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특히 박혜진의 이적은 충격이 크다. 우리은행에게 박혜진은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수상한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 이상의 가치를 가진 선수이다. 16년간 한 팀에 머물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도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많았지만 리그 후반에 돌아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팀에 큰 힘을 보탰다.
▲ 지난 30일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이명관(왼쪽)과 김단비(오른쪽)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이 날 출전한 우리은행의 선수들 중 이 두 선수와 고아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팀을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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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보상 선수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팀을 떠난 선수들의 비중이 워낙 컸던 만큼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다음 시즌 최약체로 꼽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언급한 선수들을 제외하면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이 2점을 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그나마 노현지가 이번 시즌 29경기에 출전하며 18분의 평균 출장시간, 1.97의 평균 득점을 기록하며 가장 앞서있다.
우리은행으로써는 이제 믿을 건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이다. 2012년 우리은행의 감독으로 부임해 최약체였던 구단을 정상으로 끌어올린 이후 이번 시즌까지 팀을 정규리그 2위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위 감독은 매 시즌 '올해는 어렵다'는 말을 했다. 이번 시즌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두고 '엄살'이라고 했지만, 다가오는 시즌만큼은 외부에서 봤을 때에도 위기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위 감독의 지도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다음 시즌부터 도입되는 아시아쿼터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WKBL은 지난 17일 제 27기 제 1차 임시총회 및 제3차 이사회를 통해 2024-25 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드래프트 방식으로 구단별 최대 2명 보유, 1명 출전이 가능하며 일본 국적자만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여 팀에 부족한 선수들을 잘 선발한다면 어느 정도 전력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선택할 보상 선수와 아시아쿼터제로 합류하여 채워질 선수단이 위 감독의 지도력을 통해 빈자리를 꾸며 올 시즌 극적으로 이뤄낸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잘 지켜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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