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는 황새 못 쫓아...이통3사 AI 전략 가지각색

민단비 2024. 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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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백조원대 투입해 AI 모델 경쟁
다국어 통신 LLM부터 분야별 특화 sLLM, 통신 sLLM까지
통신3사 로고가 있는 간판.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키플레이어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적게는 백조원대부터 많게는 천조원대까지 그 규모가 가히 상당하다.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빅테크 투자 수준엔 못 미치지만 나름의 생존 전략을 수립해 AI 시대에 대응해나가고 있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ED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AI 기술 개발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MS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약 2주 전에는 MS는 오픈AI와 AI 슈퍼컴퓨터 개발에 1000억달러를 투입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A 데이터센터에 15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월에는 오픈AI가 AI 반도체 제조를 위해 7조달러 자금 조달을 추진할 예정인 것이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일본 소프트뱅크는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이자나기’ 프로젝트에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이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AI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직접 생산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충분히 공급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면서 테크 기업들이 가격 압박과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는 글로벌 AI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인텔·삼성전자와 손잡았다. 삼성전자와는 추론형 AI 반도체 ‘마하1’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며, 인텔으로부터는 AI 가속기 ‘가우디2’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최근 인텔이 공개한 새로운 AI 가속기 ‘가우디3’가 향후 시장에 안착하면 가우디3도 AI 인프라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 효율적으로 자체 AI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면서 빅테크와 정면돌파하는 모습이다.

이통 3사는 자체 LLM을 고도화하다 방향을 틀어 틈새 공략에 나섰다. SK텔레콤은 다국어 통신 특화 LLM인 ‘텔코 LLM’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 등 해외 주요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출범시켰다. 또한 텔코 LLM 고도화를 위해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에 시리즈C 투자에 이어 1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앤트로픽은 LLM을 목적에 따라 미세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도구를 SK텔레콤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데이비스 SK텔레콤 부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글로벌 AI 안전 컨퍼런스’에서 텔코 LLM에 대해 “가족 수에 따라 어떤 할인 혜택을 줘야 하는가 등의 정보를 학습시켜야 한다”며 “이런 파인튜닝(미세조정)을 거쳤더니 GPT-4 기준으로 성능이 35%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텔코 LLM은 예정대로 연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1회 대한민국 임팩테크 대상 시상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텔코 LLM 개발 현황에 대해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연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체 LLM ‘믿음’을 공개한 KT는 국내 AI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섰다. 국내 AI 스타트업 ‘매스프레소’와는 수학 교육 특화 LLM ‘매스GPT’를 개발 중이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는 총 665억원을 투자했으며,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는 지난해 100억 투자에 이어 최근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해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 기반의 통신 특화 sLLM ‘익시젠’을 오는 6월 출시한다. 익시젠은 모든 LG유플러스 AI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올해 AI 투자액은 전년 대비 30~40% 늘린다. 지난해 LG유플러스 연구개발(R&D) 비용은 1201억원으로, SK텔레콤(3918억원)과 KT(2253억원)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AI 인재 영입 등을 위해 최근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황 대표는 현지 LG테크놀러지 벤처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지난해부터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30∼40%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황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메타를 방문해 오픈 소스인 메타의 파운데이션(기초) 모델을 활용하고 같이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며 “구글, MS와도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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