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수면 돕는다... 172년 역사의 천연 소재 침대 [더 하이엔드]

윤경희 2024. 4.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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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명품 침대 해스텐스
최고급 순면·양모·말총 사용
1940년대부터 25년 품질보증
1952년 왕실 납품업체 선정

" “최상의 수면을 취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잠에서 깨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 향상된 건강과 인간관계, 최상의 사고, 최고의 삶이 펼쳐집니다.” "

스웨덴 하이엔드 침대 해스텐스는 172년의 역사 동안 최상의 수면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목표와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해스텐스


스웨덴 하이엔드 침대 해스텐스(Hästens)는 고객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한다’는 침대 광고에 익숙한 우리에게, 해스텐스는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논한다. 잠을 깊이 잔 뒤 느낄 수 있는 개운함과 에너지는 결국 최고의 삶을 만들어가는 근간이 된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고 원하지만, 쉽지 않은 숙면. 해스텐스는 이미 172년 전 여기에 집중했다.


자연과 하나된 침대


해스텐스는 1852년 스웨덴인 페르 아돌프 얀손에 의해 시작됐다. 19세기에 탄생한 유서 깊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해스텐스 역시 마차에 쓰이는 말 안장을 제작했는데, 이와 함께 만들었던 게 바로 침대였다. 페르 아돌프 얀손은 당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최상의 잠을 잘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연구했다. 사람이 편안한 마구와 침대. 이 두 가지 제품의 제작 과정엔 한 땀 한 땀 정성 들이는 장인 정신이 필요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해스텐스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
100여 년 전 해스텐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침대에 사용할 말총을 손으로 꼬고 있는 모습. 말총은 편안하고 쾌적한 잠자리를 만드는 핵심 소재다. 사진 해스텐스


해스텐스가 완전한 침대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1917년에 와서다. 페르 아돌프 얀손의 손자인 데이비드 얀손은 침대에만 주력하기로 결정했고, 좋은 침대를 만들기 위한 답을 자연에서 찾았다. 자연 재료만이 사람의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당시 그는 침대 제작에 사용할 우수한 자연 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홀스헤어 방적공장을 직접 세웠고, 지금 본사와 공장이 있는 셰핑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1952년엔 스웨덴 왕실의 공식 침대 납품업체로 선정됐고, 이후 유럽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 ‘명품 침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브랜드 철학 보여준 25년 품질 보증


해스텐스의 놀라움은 이들이 제품에 대해 지키는 25년이라는 긴 보증 기간에도 있다. 보통의 공산품이 1년 정도의 보증기간을 가진다. 하지만 해스텐스는 한번 자신들의 침대를 산 고객이라면 이후 25년간의 품질 보증을 해주며 수리 등 애프터서비스를 해준다. 흥미로운 것은 25년 품질 보증이 일찍이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한번 이들의 침대를 사면, 바꾸지 않고 수리해가며 오랜 시간 사용하게 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을 완성하게 한다.

설립 초기부터 6대가 합류한 지금까지 이들의 변치 않는 가치는 기존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있다. 말총을 비롯해 양모, 순면, 아마 등 최고급 천연 재료만을 사용하고, 100% 수작업으로 일일이 끈을 꾀고 스프링을 만들어 붙이는 등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세계 매장에 비치돼 있는 침대 모형. 침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사진 해스텐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해스텐스 쇼룸에는 충전재 소재와 레이어를 확인할 수 있는 침대의 단면도가 비치돼 있다. 순면, 양모, 말총이 겹겹이 쌓여 있는 구조인데, 소재별로 역할이 다르다. 맨 위의 순면이 자면서 흘리는 땀을 흡수한다. 순면 바로 밑에 붙어 있는 양모는 수분을 발산하는 소재로, 순면이 흡수한 수분을 바로 밑의 말총으로 전달한다.

가장 중요한 소재는 말총이다. 말총은 빨대처럼 속이 비어 있는 기공 구조를 가진 섬유로, 통풍이 잘돼 땀 등 수분을 공기 중으로 증발시킨다. 우리의 갓을 말총으로 만든 것과 같은 이유다. 박상현 해스텐스 한국 영업 총괄은 "말총이 바로 자연통풍 시스템의 중요한 열쇠"라며 천연 소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총은 머리를 땋듯 꼬아 밧줄 형태로 만들어 고온 건조해 사용한다. 그러면 마치 스프링처럼 고불고불해지는데, 특유의 탄성을 갖게 돼 천연 스프링 역할을 한다.

촘촘히 꼬아 밧줄처럼 만든 말총. 사진 해스텐스
고강도 스웨덴 스틸 소재로 만든 스프링을 손으로 하나하나 엮는 공정. 사진 해스텐스
척추가 편안하게 직선으로 유지되는 모습. 사진 해스텐스


침대 프레임 또한 내구성이 좋은 북유럽 소나무를 사용한다. 추운 지방에서 자라 생장 속도가 느린 만큼 단단해 시간이 오래 지나도 뒤틀림이 거의 없다. 강도 높은 스웨덴 스틸 소재로 만든 스프링은 소프트·미디엄·펌·엑스트라 펌 등 침대 강도를 결정하는 요소로, 독립적으로 움직여 옆에서 다른 사람이 뒤척여도 흔들림이 없다.


국기보다 더 유명한 블루 체크


해스텐스의 명성만을 듣다가 처음 침대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블루 체크에 놀란다. 이들의 명성과 고가의 가격을 생각했을 때 상상했던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의 침대 대신, 흰색과 파란색 컬러를 사용한 경쾌한 체크 패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해스텐스 2000T. 사진 해스텐스

해스텐스가 지금의 블루 체크를 사용한 것은 1978년부터다. 데이비드 얀손의 딸 솔비이그와 결혼한 잭 리데가 4대 오너로 브랜드를 계승한 뒤,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에서 처음 블루 체크 해스텐스를 발표했다. 당시엔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에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십자가가 그려진 스웨덴 국기보다 스웨덴을 대표한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 아이콘이 됐다.

블루 체크는 엔지니어 출신인 잭 리데가 바느질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고안한 디자인이다. 한 땀의 삐뚤어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리데의 의지가 담겨있다. 해스텐스 침대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40~150시간으로, 색상 차이가 거의 없는 화이트 체크의 경우엔 봉제에만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상위 모델인 비비더스의 경우, 침대 하나 제작에만 360시간이 소요된다.

■ “최고의 침대를 통해 세상을 더욱 행복한 곳으로”

「 인터뷰ㅣ얀 리데 해스텐스 오너 겸 최고경영자

해스텐스 얀 리데 CEO. 사진 해스텐스


지금 해스텐스는 창립자 페르 아돌프 얀손의 4대손이자 5대 오너 겸 최고경영자(CE0)인 얀 리데가 이끈다. 그는 경영뿐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인 침대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Q : 해스텐스 침대 하나를 만드는데 360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긴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완벽에 가까운 해스텐스 침대는 오직 숙련된 장인의 경험과 직관을 통한 작업으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제작 전 과정이 장인 손끝에서 이루어지며, 밀리미터까지 침대의 모든 면이 완벽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최상위 모델인 그랜드 비비더스의 경우는 600시간이 걸린다. 또한 작업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장인이 직접 지켜보며 확인하는데, 이 또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Q : 이렇듯 침대 하나마다 공들이는 이유는.
“우리는 해스텐스의 이름이 최고의 품질과 장인정신의 동의어라고 믿는다. 해스텐스의 사명은 최고의 침대를 통해 세상을 더욱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 올의 삐뚤어짐도 허용하지 않는 장인의 바느질. 사진 해스텐스

Q : 장인정신, 너무 멋있다. 하지만 만족할만한 수익이 나오는지도 궁금하다. 이렇게 하고도 비즈니스가 가능한가.
“절대적으로 가능하다.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과 기업의 수익성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고 함께 공존하며 성장할 수 있다. 제품 품질과 장인정신은 해스텐스에서 172년에 걸쳐 존중받는 가치이자 우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건강한 수면과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는 우리의 성장과 함께한다."

Q : 170년 넘는 역사 동안 해스텐스가 추구해온 것은 무엇인가.
“세상 많은 사람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울 때, 풍요와 사랑은 자연스레 찾아온다는 믿음이 해스텐스를 관통하는 철학이다. 나는 이를 전파하기 위해 책 『When Business is Love』(사업이 사랑이 된 순간)를 썼다. 6대에 걸쳐 해스텐스에서 이어져 온 사랑·기쁨·평화·풍요를 전해, 세상의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많은 사랑과 기쁨, 평화를 경험하길 바란다. 사랑과 기쁨, 평화가 있을 때 세상의 많은 것이 쉬워진다.”

얀 리데가 해스텐스의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쓴 책 『When Business is Love』. 사진 해스텐스

Q : 좋은 수면에 대한 니즈는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수면 시장의 트렌드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젊은 고객의 숙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양질의 수면을 위해 해스텐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구매를 한다. 많은 사람이 해스텐스를 단순한 침대, 가구로 여기지 않고, 숙면과 회복을 위한 장기적 투자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삶을 위한 투자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소비라는 관점에서 주목할만하다.”

Q : 침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편안함이 항상 1순위다. 당신이 지금 사용하는 침대의 느낌과 수면의 질은 어떤지, 부족하거나 원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라. 침대에 누웠을 때 무중력 상태처럼 느끼는 동시에, 압박받는 신체 부위 없이 고르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누운 상태에서 척추가 곧게 펴지며 근육이 충분히 이완시키는 느낌을 주는 침대를 찾아야 한다. 수면 중 최적의 온도와 습도도 중요한 요소인 만큼, 침대 내부 소재가 숙면에 최적화된 온·습도를 조성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Q : 세계 최고의 침대를 만드는 당신은 어떤 침대를 쓰는지 궁금하다.
“해스텐스 2000T다. 1978년 블루 체크를 최초로 도입해 스톡홀름 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첫 모델이다. 올해로 46살(※사용한지 46년 됐다는 의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하며 나에게 매일 밤 최상의 숙면을 제공한다.”

Q : 6대에 걸쳐 가업을 잇고 있다. 가문의 가장 큰 유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가 선택한 업에서 경지에 도달해라. 그렇게 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고 지킬 수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다. 해스텐스는 최고의 침대와 수면 제품을 전함으로써 세상을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고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많은 사람이 매일 밤 숙면을 통해 푹 쉬고 진정으로 깨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해스텐스가 많은 사람의 휴식과 회복,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 함께하기를 바란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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