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권오식 (15) 하나님께 기도 후 대형 금융 성공… 정유공장 공사 수주

신은정 2024. 4. 1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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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시장 개척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2012년 베네수엘라에서 대형 금융 공사를 수주한 것이었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지금보다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이었지만 국영석유공사 보증으로 금융을 일으키기가 어려웠다.

남미가 큰 건설 시장이긴 하지만 대부분 국가 재정으로 입찰을 통해 발주되는 공사는 규모가 작고 국가 재정이 부족해 대형 공사는 외부 금융을 가지고 가야 계약이 가능했다.

금융 공사를 동반한 대형공사를 수주하지 못한다면 남미 시장 개척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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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 부족해 해외 금융 가능한
업체에 발주 입장 내세운 베네수엘라
스위스 은행에 10억 달러 금융 승인
국영석유회사와 정유공장 공사 계약
권오식(왼쪽) 보국에너텍 부회장은 현대건설 재직 시절 베네수엘라에서 1조40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공사를 계약했다. 그가 당시 해외 금융을 승인한 스위스 은행인 ‘크레딧스위스’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남미 시장 개척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2012년 베네수엘라에서 대형 금융 공사를 수주한 것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제1의 산유국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정유 공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러나 국가 재정이 부족해 해외에서 금융을 가지고 오는 업체들에 정유 공장 공사를 입찰 없이 바로 발주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지금보다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이었지만 국영석유공사 보증으로 금융을 일으키기가 어려웠다. 해외 금융시장에서는 거의 불가능이었다. 그러나 정말 안 되는지 도전해 보고 싶었다. 국내외를 샅샅이 훑었다. 우리회사 재정부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한심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어느 날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출신 금융 브로커인 임모 사장이 찾아왔다. 그는 브로커 특유의 자신만만한 어투로 “베네수엘라 금융이 가능하다”고 했다. ‘바로 거절할 게 아니라 조금 더 알아봐야 하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상세한 계획을 만들어 다시 만나자”고 응대했다.

임 사장은 한 달 뒤 찾아와 프랑스계 대형은행인 ‘크레딧아그리콜’에서 금융이 가능하다고 하니 뉴욕으로 출장 가자고 했다.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믿기지 않았지만 가보고 싶었다. 세계 금융의 1번지인 뉴욕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도 품었다. 그러나 현지 협의는 실망스러웠다. 회의할 땐 마치 가능할 것처럼 이야기가 됐는데 몇 시간 후 은행 내부 심의 결과 부결됐다고 연락이 왔다.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남미가 큰 건설 시장이긴 하지만 대부분 국가 재정으로 입찰을 통해 발주되는 공사는 규모가 작고 국가 재정이 부족해 대형 공사는 외부 금융을 가지고 가야 계약이 가능했다. 금융 공사를 동반한 대형공사를 수주하지 못한다면 남미 시장 개척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금융을 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기도가 나왔다. ‘하나님! 쿠웨이트와 카타르 시장에서 저를 사용해 많은 일을 하셨듯 저로 하여금 남미 시장을 개척하도록 하시옵고 또한 하나님 뜻대로 그 일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오로지 하나님을 높이는 일에 저를 사용해 주시옵소서.’

2주가 지나 임 사장은 스위스계 은행 ‘크레딧스위스’에서 금융이 가능하다며 다시 뉴욕으로 출장 가자고 연락이 왔다. 크레딧스위스의 리카르도 뉴욕 지사장이 남미 시장 금융 전문가로서 확실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확인해줬다고도 했다. 나는 “부사장과 먼저 통화할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전과 똑같이 실패할지 모르겠지만 믿고 싶었다. 그는 유선으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의 보증에다가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에 투자한 정유회사인 CITGO의 추가 보증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신반의했지만 출장길에 올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서도 리카르도 부사장의 금융 구조에 동의했고 10억달러의 금융이 가능하게 됐다. 그렇게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와 1조40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공사를 계약하게 됐다. 회사 최초였다.

정리=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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