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탐색하는 즐거운 방법, 서울식 쇼룸 탐색기

이경진 2024. 4.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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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서울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쇼룸 6.
디에디트

학동역 부근으로 이전한 디에디트의 쇼룸은 한 권의 디자인 북을 방불케 한다. 7층 규모로 지은 쇼룸을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저마다 존재감을 가진 가구와 조명으로 구성된 거실, 다이닝 룸, 침실, 서재의 챕터가 열린다. 디에디트는 작가와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와 조명, 정체성이 분명한 리빙 브랜드를 소개해 왔다. 모든 오브제가 작품처럼 돋보이도록 하얗게 비워둔 벽은 가구에 따라 도색하거나 커튼을 달아 변화를 주고, 1층은 작가의 가구와 회화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겸 라운지이며, 2층에서는 프랑스 디자이너와 작가의 작품을 큐레이팅해 선보인다. 올봄에는 1층에서 아트 퍼니처 작가 발렌틴 로엘만의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원목 혹은 금속을 유기적 형태로 수작업하는 그의 가구는 단장 중인 조경 디자인과 어우러져 우아함의 극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the_edit_seoul

르메르 한남

너른 창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타일로 장식된 바닥에 부드러운 그림자가 일렁인다. 한겨울에도 온기로 가득했을 것 같은 공간. 한남동에 자리한 르메르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감나무 정원이 딸린 2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부티크 곳곳에는 한국적인 온화함이 깃들어 있다. 오디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로 벽을 바르고, 밝은 톤의 나무 소재를 얇게 켜 한옥 기둥처럼 완성한 몰딩, 폭신폭신한 솜으로 채운 누비 커튼이 전체를 포근하게 감싼다. 전통 공예를 건축과 공간 요소로 활용해 온 LTM 스튜디오의 임태희 소장 솜씨다. 엔초 마리가 디자인한 침대와 의자 사이로 한국적인 요소와 어우러진 베즈마트(Bejmat) 타일, 이국적인 패턴의 아바카(Abaca) 매트 등 수작업의 멋이 물씬 느껴지는 자재와 소품이 어우러진다. 섬세한 멋이 선사하는 놀라운 환대. @lemaire_official

페사드 한남

페사드(Pesade)는 마장 마술에서 ‘기세와 승리'를 뜻하는 단어다. 향기 전문 브랜드 ‘페사드’는 향을 입는 순간 남녀노소 누구나 당당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길 바랐다. 브랜드 가치에 맞게 공간도 승마에서 따온 모티프로 가득하다. 페사드는 지난해 말 새로운 향기 컬렉션 ‘스트레인지 오디세이(Strange Odyssey)’를 발표하며 공간에 큰 변화를 주었다. 페사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처음을 흰 매듭 모티프의 거대한 테이블로 장식하기 위해 이광호 작가와 함께 2층 공간을 마구간처럼 꾸몄다. 사이잘 소재로 벽과 바닥을 장식하고, 호랑이 무늬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원목 소재로 테이블을 만든 뒤 이광호 작가의 코발트블루 컬러 매듭 조명으로 천장을 가득 채웠다. 3차원 너머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마구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pesade_official

서울 브루어리 성수

서울 브루어리는 5층짜리 건물 전체가 양조 시설로 이뤄진 펍을 성수동에 세웠다.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더 퍼스트 펭귄과 협업한 서울 브루어리는 야외와 연결되도록 열린 공간에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1층, 다이닝 펍으로 이뤄진 2층, 주방과 양조 시설이 있는 3층, 재즈 공연이 펼쳐지는 4층, 봄이 되면 개방될 루프 톱, 맥주 양조 탱크가 자리한 지하 층으로 구성됐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브루어리’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도록 설계된 파이프. 지하와 3층의 양조 시설을 연결하는 동시에 1층과 2층 벽면을 타고 관통하는 파이프 덕분에 달큼한 홉의 향이 공간 전체에 퍼진다. 나무와 시멘트, 스테인리스 등의 건축자재를 사용해 장식을 위한 장식은 걷어내고 담백하게 디자인된 실내는 같은 기조로 구현한 건물 디자인과 성수동이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연결된다. @seoulbrewery

투티에

경복궁 돌담과 마주한 삼청동 길을 걷다 보이는 이국적인 건물 한 채. 대리석 파사드로 이뤄진 외관이 인상적인 ‘투티에’ 플래그십 스토어다. 60~70년대 프랑스 문화와 예술에서 영감받은 가방을 선보이는 투티에는 그들의 첫 번째 매장을 구상하면서 파리의 한 골목에 자리한 작은 가게를 떠올렸다. 프랑스의 옛 약방을 본뜬 선반과 서랍, 조약돌 같은 타일로 빼곡히 채운 바닥, 볼륨감 있는 곡선으로 이뤄진 천장의 몰딩, 격자무늬 창문이 조화롭게 눈에 담긴다. 1층을 지나 대리석으로 만든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천장에 조명을 넣은 격자형 창문을 설치해 어느 저택에 딸린 유리온실 같다. 멋스럽게 나이 든 나무 기둥이 인상적인 1층에는 국내외에서 컬렉팅한 빈티지 가구와 조명이 투티에 제품과 함께 놓여 있다. @toutyest

젬앤페블스

누군가 오랜 시간 혹은 한평생 축적해 온 취향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집기를 고르고 디자인한 공간에서는 주인장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신당동 주택가에 문을 연 ‘젬앤페블스’ 쇼룸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작은 앞마당에 놓인 닻 형상의 조각 작품과 작은 망치로 두드려 오돌토돌한 질감을 낸 금속 도어, 리셉션에 놓아둔 황현신 작가의 금속 오브제, 녹슨 듯한 질감의 금속 조명, 벽지를 뜯어내고 남은 흔적이 추상화처럼 느껴지는 벽면, 아바나의 노을을 연상시키는 붉은색으로 채운 상담실 ‘Till the end(새벽에서 황혼까지)’까지. 원석 혹은 조약돌 같은 자연물에서 느낄 수 있는 멋과 색이 곳곳에 배어 있다. 말 그대로 젬앤페블스(Jem & Pebbles)다운 공간이다. @jem_and_peb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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