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쿠팡·알리에 선전포고... ‘무료배송’ 카드 꺼냈다

아마존 로고. (출처=로이터연합)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49달러(약 6만7700원) 이상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에 나섰다. 중국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이 소비자 혜택을 늘리자 아마존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소비자가 배송 주소를 한국으로 설정한 뒤 ‘대한민국으로 무료 배송’이 표시된 품목을 49달러어치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적합 품목이 어떤 제품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다. 비적합 품목과 함께 구매할 경우 배송비가 발생한다. 또 한국인들이 아마존에서 많이 구매하는 부피가 큰 가전 일부가 무료배송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배송기간은 상품별로 다를 수 있다. 아마존 측은 “상품 배송 예상 시간은 결제 시 표시되며 재고 상황이나 배송지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무료 배송이 적용되는 원화 결제 금액은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마존은 2018년부터 비정기적으로 무료배송 이벤트를 일정 기간 진행한 적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결제 금액 99달러(약 13만6400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사전 공지 없이 무료배송을 갑자기 시작했다가 한 달쯤 지나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마존은 2021년 8월부터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해왔다. 11번가에 아마존이 입점하는 형태다. 11번가의 유료 멤버십인 ‘우주패스’에 가입하면 무료배송을 해줘 시너지 효과를 느꼈다. 멤버십 가입자가 아니어도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20달러(약 2만75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을 해줬다.

이처럼 아마존은 글로벌 판촉 정책의 하나로 여러 국가에서 비정기적으로 일정 결제 금액 이상을 조건으로 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해왔다.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는 모습.(출처=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파격 혜택이 쿠팡과 알리, 테무 등을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쿠팡은 유료회원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변경하면서 와우 회원을 위한 특가 행사를 연일 내놓고 있다. 와우 멤버십 가입 회원만 발급 가능한 제휴카드 ‘쿠팡 와우 카드’ 가입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보강하고 연장한다고 밝혔다.

알리·테무의 사용자 증가도 매섭다.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알리(약 887만명)가 2위, 테무(829만명)가 3위였다. 쿠팡(3086만명)을 제외한 11번가(740만명), G마켓(548만명) 등 주요 국내 이커머스를 다 제쳤다. 최근 알리는 3년간 한국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테무는 가입자 추천 시 무료 사은품 등을 내걸고 공격적으로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