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승리투수 크로우, 최정 사구 사과 “몸쪽으로 붙이려 했는데”

김태훈 2024. 4. 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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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선수에게)깊은 사과를 드리고 싶다. 팬들께도 너무 죄송하다."

승리투수가 된 크로우는 경기 후에도 "최정 선수에게 정말 미안하다.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보러 온 많은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며 "강타자라 몸쪽에 더 붙여 던지려 했는데 (사구가)나왔다. 조속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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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바라보는 크로우. ⓒ 뉴시스

"(최정 선수에게)깊은 사과를 드리고 싶다. 팬들께도 너무 죄송하다."

벌써 4승을 챙긴 KIA 선발 윌 크로우(30)는 웃지 못했다.

크로우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투구를 했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이날 11-3 대승했고, 크로우는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최고 스피드 153㎞을 찍은 패스트볼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로 SS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근육이 뭉치는 증상 탓에 5회까지만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팀 타선 폭발에 힘입어 여유 있게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12까지 떨어뜨렸다.

크로우에게는 기쁨이 아닌 침울한 밤이었다. 최정(37·SSG) 사구 때문이다.

전날 극적인 동점 홈런(시즌 9호)을 터뜨린 최정은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KBO리그 통산 최다홈런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정은 1개만 더 치면 역대 1위로 올라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SSG 구단은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에 거액의 상품들을 걸었고, 외야석부터 티켓이 다 팔려나갔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모두가 주목하는 최정의 타석.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 야구팬들의 기대는 더욱 컸다. 예상 밖 상황이 발생했다. 1회말 볼카운트 1S에서 크로우가 던진 패스트볼(시속 150km)이 최정의 왼쪽 옆구리를 향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최정은 결국 교체되어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 후 좌측 갈비뼈 미세골절 진단을 받아 최소 한 달은 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구의 장본인이 된 크로우도 당황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자를 벗고 최정을 지켜본 뒤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갈 때 사과했고, 최정도 이를 받았다.

승리투수가 된 크로우는 경기 후에도 “최정 선수에게 정말 미안하다.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보러 온 많은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며 “강타자라 몸쪽에 더 붙여 던지려 했는데 (사구가)나왔다. 조속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KIA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SSG 이숭용 감독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밝혔고, KIA 베테랑 최형우도 “경기 내내 최정 부상이 걱정됐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 뉴시스

일부 팬들은 크로우 SNS에 도를 넘는 악플을 쏟아냈다.

이에 크로우는 다시 한 번 사과문을 통해 “오늘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드리고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공을 맞은 최정 선수에게 사과드리고 절대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일에 대해 팬 여러분이 많이 놀라셨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며 “제 가족을 언급하며 지나친 욕설이나 폭언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오늘 있었던 사구 관련하여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적었다.

4월 3경기(16이닝) 2실점(비자책) 호투하고 있는 크로우는 KIA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핵심 전력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크로우가 자칫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2022시즌 소크라테스 브리토(KIA)를 상대한 김광현(SSG)이 헤드샷으로 퇴장 당한 뒤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것을 떠올린다.

최정도 크로우도 모두 소속팀은 물론 KBO리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모두가 건강하게 자기 기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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