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까지 덮친 中 공습…삼성·LG 가전 수장들도 드러낸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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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전업체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수장들이 중국을 콕 집어 견제에 나선 것만 봐도 중국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중국의 종합가전업체 하이얼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이 실적 부진에 시달릴 때 중국 가전업체들은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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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나선 국내 업체
삼성 한종희 "많이 따라왔다"
LG 류재철 "발전 속도 빠르다"
하이얼에 많은 관람객 모여
국내 업체와 큰 차이 없는 콘셉트와 제품 선봬
"(중국 업체들이) 많이 따라오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 유럽 빌트인 업체들도 고민하는 것 같다."(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좋은 제품을 출시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내놓는 것이 과거에 우리가 했던 성공방정식인데 중국이 이 방식을 빠르게 구사하고 있다.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중국 가전업체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수장들이 중국을 콕 집어 견제에 나선 것만 봐도 중국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저가물량공세를 무기로 내세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기술력을 끌어올린 제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어 한국 업체들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도 그 세력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위크·유로쿠치나 2024'에서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만한 제품을 들고나왔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중국의 종합가전업체 하이얼이다. 하이얼 부스에 모여있는 수많은 인파는 이 회사에 대한 유럽 거래선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하이얼 부스는 유럽 맞춤형 빌트인 가전, 에너지 고효율 제품, 자체 가전용 인공지능(AI) 칩 등의 전시로 공간을 조성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전시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력으로 내세운 제품 역시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함과 동시에 AI 가전 흐름을 반영한 오븐 제품이었다. 카메라 등을 통해 재료를 인식해 레시피와 조리설정 세팅, 애플리케이션(앱) 알람 등을 받을 수 있는 '바이오닉쿡'은 중국의 높아진 기술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LG전자가 유럽향으로 선보인 '고메(Gourmet) AI'를 적용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오븐(24인치) 신제품과 기능이 굉장히 유사하기도 했다.
유럽의 가전 회사들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현지 공략 부분도 엿볼 수 있었다. 하이얼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와 이탈리아 가전 기업 캔디 등을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시장에서도 하이얼은 자사의 부스 바로 옆에 캔디의 전시관을 조성하며 연동 부분을 강조했다.
냉장고, 오븐의 제품 설명에는 하이얼 전용 앱(hOn)을 통해 연동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앱을 통해 냉장고 정전 알림을 받거나 앱이 제안한 요리법으로 조리를 하는 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나 LG전자의 '씽큐'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된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어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진단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이 실적 부진에 시달릴 때 중국 가전업체들은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이얼의 지난해 매출은 2614억위안, 순이익은 166억위안으로 각각 7.3%, 12.8% 증가했다.
밀라노=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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