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더니, 롤의 신이 웃어줬다

윤민섭 2024. 4. 18.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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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최고 조커 픽은 카직스였다.

젠지가 1대 2로 밀리던 가운데, 앞선 2·3세트 T1의 핵심 픽이었던 '오너' 문현준의 신 짜오를 막기 위해 '캐니언' 김건부가 4세트에서 꺼내들었다.

그리고 젠지와 김건부는 바텀 라인전 손해를 감수하고 우직하게 카직스 성장에만 집중해 목표를 달성했다.

문현준과 함께 공중에 뜬 김건부를 포커싱해내면서 T1이 웃는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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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LCK 스프링 결승전 4세트 22분경 탑 한타 복기
LCK 제공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최고 조커 픽은 카직스였다. 젠지가 1대 2로 밀리던 가운데, 앞선 2·3세트 T1의 핵심 픽이었던 ‘오너’ 문현준의 신 짜오를 막기 위해 ‘캐니언’ 김건부가 4세트에서 꺼내들었다.

메타와 동떨어진 챔피언이었지만 픽의 목적은 확실했다. 1대1에 강한 챔피언인 만큼 문현준이 활개 치는 것을 막고, 암살자형 정글러 특유의 시야 장악 능력을 활용해 T1의 활동 범위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젠지와 김건부는 바텀 라인전 손해를 감수하고 우직하게 카직스 성장에만 집중해 목표를 달성했다.

젠지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건 20분경이었다. 블루 버프를 카운터 정글링하던 문현준을 김건부가 잡아내면서 양 팀이 앉은 시소의 높낮이가 바뀌었다. 줄곧 밀리기만 하던 젠지는 이때를 기점으로 정글 지역을 장악하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T1이 승부처로 삼아볼 만했던 건 2분 뒤 자신들의 탑 1차 포탑 뒤에서 열린 한타였다. 젠지가 문현준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섣불리 ‘페이커’ 이상혁(아지르)을 잡으러 들어갔다가 진형이 붕괴됐다. 하지만 최적의 진형을 꾸리지 못한 건 T1도 마찬가지였다. 곧 10명의 선수가 모두 집결해 복잡한 한타가 열렸다.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 중계화면


먼저 이상혁이 궁극기 황제의 진영으로 김건부를 밀어냈다. 문현준과 함께 공중에 뜬 김건부를 포커싱해내면서 T1이 웃는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그러나 김건부는 적은 체력으로 도주에 성공했고, 뒤늦게 순간이동으로 도착한 ‘제우스’ 최우제(그웬)가 그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섰다가 몸이 앞으로 쏠렸다. 결국 김건부를 잡아냈지만 최우제도 데스를 기록하고 말았다.

젠지로서는 이 한타를 1대1 교환으로 마무리한 게 기적에 가까웠다. 반면 T1으로서는 미드·정글의 찰떡 호흡에 힘입어 일방적 이득을 볼 수 있었던 상황에서 기본 공격 한 대 차이로 김건부를 잡아내지 못하는 바람에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놓쳤다.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 경기 장면. LCK 제공


당시 게임을 복기해보면, 김건부의 체력은 10에 불과했다. 미니언에 스치기만 해도 데스를 당하는 체력이었던 셈이다. 이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문현준이 강타를 써 김건부를 잡아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아깝게 실패했다.

순간이동으로 도착한 ‘기인’ 김기인(크산테)이 김건부에게 발놀림(E)을 써서 실드 효과를 부여한 것도 그의 명줄을 더 길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체력 10 상태에서 얇은 실드로 몸을 감싼 김건부는 탑 1차 포탑 앞에서 최우제의 궁극기 바느질을 2차례 피해 제 역할을 다한 뒤 회색 화면을 마주했다.

재빠른 손놀림과 명석한 두뇌를 갖춘 프로게이머들, 그중에서도 최상위 선수들이 수놓은 승부였다. 하지만 체력 10의 오차는 그들로서도 계산의 영역 밖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간절한 자에게 주어진 행운이었을까. 무대에 오른 10명의 선수 모두 우승이 몹시나 간절했겠지만, 이날 LoL의 신이 감명받아 축복을 내려준 자는 김건부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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