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23) 당쟁차탄가(黨爭嗟歎歌)

2024. 4. 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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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당쟁차탄가(黨爭嗟歎歌)
이덕일(1561∼1622)

힘써 하는 싸움 나라 위한 싸움인가
옷 밥에 묻혀있어 할 일 없어 싸우놋다
아마도 그치지 아니하니 다시 어이하리
-칠실유고(漆室遺稿)

나라는 우국의 땀과 피로 지킨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무과에 응시하여 급제하였으며, 정유재란 때는 피난민을 모집하여 의병을 조직해 왜와 싸운 칠실 이덕일(李德一)이 지은 우국가(憂國歌 ) 28수 중 당쟁을 개탄하며 타이르는 연시조 9수 중의 한 편이다.

이덕일은 당쟁을 입고 먹는 일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할 일이 없어서 하는 싸움으로 규정하였다. 나라가 흔들리는데도 내부 싸움을 그치지 아니하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덕일의 우국가는 우국만을 주제로 한 시조로는 가장 많은 편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덕일이 이끄는 의병이 산에 거점을 두고 적과 싸워 전과를 많이 올리자 통제사 이순신이 그를 불러 일을 함께 논의한 바가 많았다. 이순신이 죽자 성을 쌓아 적을 제압할 방책을 논하여 절충장군에 올랐으며 통제사 이경준(李慶濬)의 깊은 신임을 받았다.

오늘의 정국은 그 당시와 얼마나 다른가? 칠실 이덕일과 같은 우국지사는 현재도 있다. 나라는 이런 이들의 땀과 피로 지켜지는 것이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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